
“과자값이 오르는 이유 중에 하나는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도 포함돼 있지 않나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먹거리 안전이 중요한 상황인데, 식품업체들은 별다른 위기의식이 없나 봐요. 소비자들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형국이네요.”
얼마 전 과자를 구매 후 과자에서 이물질이 나와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 김영철(33·가명)씨의 전화 제보다.
제보의 핵심은 과자값은 올리면서 이물질이 들어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을 꼬집어 품질도 가격을 인상한 만큼 좋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김씨는 “포장 때문에 더 화가 난다”며 “내용물은 얼마 들어 있지 않은데 포장만 요란해 마치 내용물이 많이 들어 있는 것처럼 보여 속은 느낌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는 각각 평균 11.1%, 8.7% 가격을 올렸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1년 4개월 만에 50%나 인상한다. 코카콜라도 8.3%(250㎖ 기준) 가격인상을 단행했고 농심 ‘새우깡’ 역시 100원 인상했다. 크라운제과도 10% 제품 값을 올렸다.
김씨의 말대로 가격인상만큼 제품도 잘 만들고 있는 것인지 이들업체들의 이물혼입 현황(2014년 3월 18일 본지 단독보도 참조)을 살펴봤다. 그 결과 이번에 가격을 올린 업체들 대부분의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
대표적으로 원가는 4.9% 상승했는데, 초코파이 가격은 1년 반 사이 50%나 올린 오리온의 경우 제품에서 비닐(오리온 핫브레이크) 나무조각(오리온 왕꿈틀이) 식용유지(오리온 오감자) 감자껍질(예감 치즈그라탕) 탄화물(도도한나쵸오리지널) 등이 제조단계에서 검출됐다. ‘닥터유 튀기지 않은 도넛’ 제품에서는 곰팡이가 발견돼 시정명령(2010)을 받기도 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계열사의 공장들이 HACCP(해썹)인증에도 불구하고 이물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오리온은 지난 2월 72g(2개입)에 1500원하는 ‘다이제 토스트’ 제품을 내놨다. 기존 다이제 오리지널과 비교 시 g당 가격이 두 배 이상이다.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제품이 외면 받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기존 제품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가격이라니.
제품에서 이물질은 셀 수도 없이 발견되고 이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상황에 한 술 더 떠 제품 가격인상까지. 소비자들을 두 번 울게 만드는 식품업체들에게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