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폐렴구균백신 도매가 결정 본격화
예상보다 입찰가 낮을 때, 제약사 난색 표할 수도
[쿠키 건강] 국가필수예방접종 보장범위 확대사업의 일환으로 영유아 전용 폐렴구균 백신 두 종류(GSK-신플로릭스, 화이자-프리베나13)가 모두 선정된 가운데, 질병관리본부가 조달청에 기존 유통가격의 절반인 5만원 대로 납품을 요청했다.
조달청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요청받은 납품금액을 각각 보면, 프리베나13은 한 도즈당 5만8000원, 신플로릭스는 5만500원이다. 조달청은 질본에서 제시한 금액을 바탕으로 시장가격을 조사한 후, 기초가격을 재결정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조달청이 결정한 최종 기초금액이 질본의 제시금액보다 높아진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결국 조달청이 시장조사를 하더라도 제약사는 기존 유통가격의 절반 가격 수준으로 납품할 상황인 것이다.
이렇다보니 유찰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입찰경쟁을 해야 할 도매상은 기초가격보다 낮게 제시할 수 없어 낙찰되더라도 최종적으로 제조사로부터 공급확약계약서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0만원 대의 고가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 적이 없다. 선례가 없다보니 정부, 입찰업체, 제조사 모두 어려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달청에서 도매업체를 선정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보건소로 폐렴구균 백신이 납품된다. 반면 개인 소아과에서는 이전과 동일하게 제약사로부터 직접 납품을 받게 되지만 실제 구매가격은 이전과 달라진 조달청 입찰가격이다.
폐렴구균 예방백신은 로타장염백신, A형간염백신 등 선택예방접종에 속한 백신 가운데 부모들의 선호가 가장 높은 백신이다. 실제로 지난해 2012년 출생아 보호자 1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포함됐으면 하는 선택백신 1위로 폐렴구균백신이 뽑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본격적으로 무료접종이 시작되면 일시적 품귀현상이 예상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한해 출생되는 신생아 수와 더불어 높은 가격 때문에 접종하지 못했던 영유아까지 맞을 수 있도록 고려해서 확보한 예산인 만큼 수요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빠르면 올해 5월부터 보건소 및 개인 소아과에서 폐렴구균의 무료접종이 시작될 것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예상보다 낮은 입찰가 때문에 제약사가 부응하지 않고 유찰된다면 이 시기는 하반기로 미뤄질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