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심근경색, 중풍과 같은 질환의 원인인 동맥경화가 만성요통의 원인일 수 있다는 사실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처음 확인됐다.
자생의료재단 척추관절연구소(이하 JSR)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인 2만3632명을 대상으로 건강설문과 검사를 진행한 제4기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를 통해 만성요통을 가진 환자를 분석했다.
이중 20세에 89세까지 1만3841명에 대해서는 심혈관계 질환, 심혈관계 위험인자들(프래밍험 위험지수, 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 등)과 만성요통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만성요통의 전체 유병률은 16.6%(남성 10.8%, 여성 21.1%)인 반면 심혈관계 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는 참가자의 만성요통 유병률은 36.6%(남성 26.5%, 여성 47.1%)로 두 배 이상 높았다.
디스크 등 만성요통이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움직임 등 구조적·기능적인 요인으로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과적인 질병일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심혈관계 질환 같은 내과성 문제가 만성요통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은 최근 노르웨이나 핀란드의 국가데이터를 통한 연구에서 제안된 적이 있지만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JSR 하인혁 원장은 “요추 부위의 디스크나 다른 구조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이 동맥경화성 문제로 좁아져 디스크 퇴행이나 만성요통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라며 “동의보감 같은 고서에서 디스크나 만성요통을 한약으로 치료하거나 예방해온 배경도 이러한 내과적 원인을 약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반면 프래밍험 지표를 구성하는 심혈관위험인자와 만성요통과의 연관성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는데 하 원장은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연관성이 드러났던 걸 고려하면 프래밍험 위험지수 외에 한국인에 적용되는 새로운 위험요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결과를 담은 JSR의 ‘한국인의 심혈관 질환의 과거력과 만성요통의 관련성-단면연구’(The Association between the History of Cardiovascular Diseases and Chronic Low Back Pain in South Koreans : A Cross-Sectional Study)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SCI급 학술지인 ‘플로스원’에 4월21일자로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