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신체는 생애 주기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놀라움 속에 초경을 맞고 때맞춰 찾아오는 생리에 익숙해질 무렵 결혼, 임신, 출산이라는 경이로운 과정을 경험한 후, 점차 중년을 거치면서 호르몬 변동에 심신을 적응해 가다가 마침내 폐경을 맞게 된다.
‘여성을 행복하게, 사회를 건강하게’라는 슬로건을 제정하고 여성 건강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이대여성암병원이 여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연령대별 위험 질환과 건강 검진에 대한 정보를 전한다.
◇10대,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 최적 시기
청소년기인 10대에는 생리불순이 가장 흔한 여성 질환이다. 초경이 시작된 이후 주기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았다면 호르몬 분비가 아직 균형 잡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소년기의 생리 불순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이지만 오래 지속되면 위험할 수 있다.
지속적인 생리불순은 장기간 여성 호르몬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 경우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 등 호르몬 과다에 따른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고 생식 능력 감소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또한 골밀도를 감소시켜 성장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세 번 이상 지속적으로 생리 주기를 벗어나거나 1년 중 생리횟수가 4회에 미치지 못한다면 건강 이상을 의심하고 검진 받아야 한다. 또한 10대는 자궁경부암 백신 주사를 맞기에 최적이다. 백신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매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예방할 수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산모가 감염될 시 아이도 태어날 때부터 감염되기 때문에 최적의 나이인 15~17세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20대, 정기적인 건강 검진 필수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건강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성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꼭 한 번씩 자궁경부암 등 부인과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이전 검사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발견된 여성인 경우 6개월에 한 번,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임기의 여성은 질염 등 부인과 감염 질환을 방치하면 진행되어 만성골반염을 앓게 되면 자칫 불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관리가 중요하다.
◇30대, 유방암은 자가 검진으로 확인
30대에는 20대보다 특정 질환과 관련된 검사를 추가로 받는 것이 좋다. 갑상선 기능검사, 유방암 검사, 자궁암 검사가 바로 그것. 갑상선암은 여성이 남성보다 3배 가량 많이 나타나는데, 갑상선 초음파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유방암의 경우에는 매월 생리가 끝난 직후 자가진단을 해야 하는데, 특히 30대에는 유방조직이 치밀해 초음파 등의 기계로 발견하기 힘들 때도 있으므로 꾸준한 자가진단이 필수다.
자가진단은 생리가 끝난 후 3~4일 이내에 양팔을 들어 올린 후 양쪽 유방이 똑같이 따라 올라가는지 확인해보고, 양팔을 겨드랑이에 고정시킨 채 상체를 앞으로 숙여 유방의 출렁거림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체크하는 식으로 하 면 된다. 겨드랑이 밑으로 혹 같은 물질이 잡히지 않는지 만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35세 이후부터는 2년 간격으로 의사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자궁암은 주로 자궁경부암을 가리키는데 임신과 출산 경험이 많거나 일찍 결혼한 여성 등이 걸리기 쉽다.
◇40대, 1년에 한번 정기 검진 중요
중년기로 접어드는 40대에는 자궁근종 발생률이 높아진다. 자궁근종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10년 정도의 기간을 거쳐 서서히 자라나는데 보통 20~30대부터 시작하여 40대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생리통과 비슷해 간과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방치해 증상이 악화되면 자궁 적출을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꾸준한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40대에는 30대와 마찬가지로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암도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30대와 달리 1년 간격으로 병원을 찾아 검사와 진찰을 받고 자가진단을 병행해야 한다.
◇50대, 폐경 후 각종 질환 노출 위험
갱년기에 속하는 50대에는 대부분의 여성이 폐경을 맞는다. 두 번 이상 월경이 건너뛰면서 월경 간격이 60일 이상이 되면 최소 2~3년 안에 폐경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안면홍조나 건망증, 근육통, 불면증, 관절통 등이 흔히 있으며 폐경기 이후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노인성 치매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질환으로 인해 갱년기 여성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겪게 된다.
◇60대 이후, 질환으로 인한 심리적 건강 주의
노년기로 접어드는 60대에는 폐경기를 거치며 여성 호르몬 부족 상태가 지속되어 자궁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전체적인 근육이완 기능이 떨어지는 시기다. 골반 근육이 약화되어 골반장기탈출증이 발생할 수 있고, 요실금, 변실금이 나타나 생활하는 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이로 인해 정신적인 우울감에 시달리며 대인기피증이나, 수치심 등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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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웅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사진)는 “출산과 임신을 겪어야 하는 여성들은 무엇보다 빠르고 이른 검진이 중요하다”며 “산부인과를 찾는 것을 창피해하거나 수치스러워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검진 받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중년과 노년에 접어든 후 호르몬의 영향으로 겪는 여성 질병은 정신적으로도 크게 영향을 미치므로 꼭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대여성암병원은 올해 3월부터 전개하는 여성 건강 캠페인의 일환으로 생애 주기별 여성의 건강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치료 그리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회의 건강을 위한 다각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