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 서모씨(65세)는 평소에도 허리가 아팠지만 밤엔 통증이 더 심해져 새벽에야 겨우 잠드는 경우가 많았다. 얼마 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더니 전신 통증은 물론 목 주변이 아프고 저린 증상이 다리까지 내려와 걷다가 갑자기 힘이 풀려 주저앉은 경험도 있었다. 똑바로 걷기도 어려워진 서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고 경추척수증이라는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았다.
최근 무분별한 수술보다는 비수술 치료도 많아졌지만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 있다. 바로 척수증이다. 척수증은 보통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나 다발성 디스크 등으로 신경을 누르면서 발생하는데 목 부위 신경을 누르게 되는 것이 경추척수증이다.
경추척수증은 말초신경에 영향을 주는 디스크와 달리 중추신경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어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며 점진적으로 하체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균형을 잡지 못해 걷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김훈수 구로예스병원 원장(사진)은 “경추척수증은 디스크 돌출 등의 원인으로 척수가 지나가는 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서서히 진행되고 증상이 뇌졸중과 비슷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바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며 “하지만 자연치료가 되지 않고 마비가 진행되기 때문에 심할 경우 하반신 마비 등으로 걸음을 걷지 못할 수 있고 관절 마비로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마비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두통이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반해 경추척수증은 서서히 발생하고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둔해지게 된다. 따라서 작은 단추를 채우는 것이 예전 같지 않고 어렵게 느껴지거나 똑바로 걷기 힘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뒤뚱거리며 걷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경추척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손을 완전히 폈다 쥐는 동작을 빠르게 할 수 없거나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경우에도 경추척수증으로 인한 마비가 진행된 경우다. 이처럼 반응 속도를 알아보는 운동테스트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진행 여부를 확인 할 수 있으며 MRI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김훈수 원장은 “수술은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경추의 위치 및 범위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지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가 넓지 않을 경우 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을 제거하고 압박 범위가 넓으면 목 뒤쪽으로 신경관을 넓혀주는 시술을 진행하게 된다”며 “예방을 위해 고개 숙이는 동작을 피하고 평소 목과 어깨의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잠을 잘 때는 엎드려 자는 자세는 삼가고 높이가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