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전문병원을 찾은 대부분의 환자는 병원서 MRI 검사를 하자면 일단 망설여진다. 50만원대에 이르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도 있지만 풍문으로 ‘수술과 MRI를 권하는 병원은 과잉의료인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기도 하다.
똑같은 척추전문병원이라도 수술 비율은 천차만별이다. 어느 척추전문병원은 수술환자가 전체 내원 환자의 7% 남짓인 곳도 있고 또 다른 척추전문병원은 전체 환자의 20%가 수술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두 번째 병원이 과잉진료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수술이 특화된 병원일 수 있고 유독 수술을 선호하는 환자들이 그곳으로 몰린 탓도 크다.
척수수술을 신중히 결정해야하는 까닭은 후유증과 재발 정도가 비수술적 치료에 비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환자가 불필요하게 수술을 권유받았거나 과잉의료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 척추질환자의 5% 미만으로 △병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 △운동신경마비가 진행된 경우 △대소변 장애가 있는 경우 △통증이 만성적으로 나타나 근원적인 해결이 필요한 경우 등이다. 이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성급하게 수술을 권한다면 환자는 결정을 미루고 또 다른 병원에 가서 소견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해 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은 “일반적으로 수술 대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다. 하지만 병원에 찾은 그 시점부터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보존적 치료만으로 호전될 수 있는 시기를 넘어서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 원장은 “문진과 신경학적 검진 결과 디스크가 의심되면 엑스레이, CT, MRI 등의 검사를 해야 구조적 이상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검사들을 통해 뼈의 변형 정도, 디스크 사이의 간격 변화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가 무분별하다면 당연히 문제지만 확실한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라고 덧붙였다.
척추질환은 수술을 했더라도 이전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는 한 재발하기 쉽다. 또한 수술 부위 주변부의 퇴행성 변화가 더 빨리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고도일 원장은 “수술이 통증을 없애는 가장 빠른 방법인 것은 맞지만 ‘수술 받은 사람’이나 ‘수술 받지 않은 사람’이나 10년이 지나면 똑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발하기 쉬운 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수술할지 말지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야한다. 또한 요즘 인터넷이나 서적을 통해 해당 질환이나 수술방법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갖고서 병원을 찾는다면 과잉의료를 방지할 수 있고 만족스러운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