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원이 돌아왔다. 영화 ‘초능력자’ 이후 4년 만이다. 2010년 입대한 후 전역까지 오래도 기다렸다. 배우 하정우와 영화 ‘군도’(감독 윤종빈)로 복귀한 강동원은 편안해 보였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와 마주하니 새삼 세상의 불공평함이 다시 생각났다. 남자들은 군대 다녀오면 다 아저씨가 된다고 누가 그랬던가. 어느새 만 서른셋이 된 강동원은 아직도 스물 셋 같은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꽃미남 배우 수식어요? 굳이 탈피할 이유는 못 느끼겠어요.”
항상 따라붙는 꽃미남 배우라는 수식어가 싫을 만도 하다. 숱한 배우들이 “외모보다는 내면의 연기를 봐 달라”고 한다. 얼굴보다는 연기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지만 강동원은 대체 왜 그 수식어를 탈피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단다.
“고맙죠. 잘 생긴 외모만이 연기 이상으로 각광받는다면, 그냥 제가 잘 하면 되죠. 잘 생겼는데 연기도 잘 한다. 그 단어로 제약을 받는다면 그 제약 이상으로 잘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의 말처럼 군도에서 강동원은 얼굴 이상의 힘으로 스크린을 지탱한다. 날카로운 눈에서 뿜어지는 안광과 검을 흩뿌리는 동작에서는 탄탄한 연기력이 느껴진다. 군 입대와 전역 전후로 달라진 게 있는지 물어봤지만 강동원은 “다녀오면 다들 달라진다는데 저는 사실 뭐가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어요. 똑같은 것 같아요”라며 쑥스러워 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군도 속 강동원의 분량은 많지 않다. 초반에 잠시 등장한 후 중반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작품 내내 강동원이 맡은 조윤의 그림자는 등장인물들을 짓누른다.
“저는 분량은 많지 않지만 회차가 엄청나게 많았어요. 액션신 때문이었죠. ‘형사’ 때는 액션 연습 대신 현대무용을 배워 최대한 아름답게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정말 액션 합을 맞추고, 일대 다수로 싸우는 데 힘을 기울였어요.”
영화 중간에 나오는 강동원의 절벽 전투 장면은 극 중에서는 10분 남짓한 분량이지만 무려 11일 동안 찍은 장면. 심지어 대부분의 액션은 대역이 아니다. 윤종빈 감독이 롱테이크 촬영을 원했기 때문이다. 물 흐르듯이 긴 장면을 한 번에 찍는 롱테이크 촬영은 대역을 쓰기가 어렵다.
전역 후 첫 작품, 무게감이 남달랐을 만도 한데 강동원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두려움은 전혀 없었어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자신도 있었고요. 첫 촬영을 시작하는 날은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긴장되는 건 지금부터예요. 개봉을 앞두니 설레는 마음이 커요.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니까요.”
영화 군도는 오는 23일 개봉된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