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이슈추적] 테러의 수단…핵무기에서 생물학 무기로

[K-이슈추적] 테러의 수단…핵무기에서 생물학 무기로

기사승인 2014-08-13 11:18:55
[K-이슈추적] 연재순서
① 생물테러 대비 어디까지 왔나
② 테러의 수단…핵무기에서 생물학 무기로
③ 남윤인순 의원 “정부, 재정형편 이유로 생물테러 대비 늑장”
④ [현장에서/김단비 기자] 대한민국은 생물테러 위험 국가

생물테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인체에 질병을 유발하는 미생물을 고의적으로 살포하는 테러를 말한다. 생물테러에 사용되는 주요 미생물은 탄저균과 페스트, 콜레라, 천연두 등이다.

최근 공식적으로 기록된 생물 테러는 2001년 9.11테러 직후 세계 전역으로 배달된 우편물 테러다. 작은 편지 봉투 안에는 2g정도의 탄저균이 들어있었다. 봉투를 여는 순간 가루 분말이 공기 중으로 퍼져나오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흡입이 일어난다. 탄저균 포자를 흡입하면 폐 속 대식세포(면역세포)가 이를 공격한다. 대식세포는 탄저균 포자를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도록 림프절로 가져가는데 이 과정서 포자가 발아하면 병이 시작된다. 세균에서 흘러나온 독소는 혈액에 침투해 각종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환자는 폐렴, 패혈증 쇼크, 뇌수막염으로 사망에 이른다.

흡입 탄저병으로 미국 전역에서만 22명이 감염되고 5명이 사망했다. 만일 우편물이 아닌 탄저균 10kg을 상공 위에서 살포했다면 30만명을 감염시키거나 살상할 수 있다. 탄저균이 우편물 테러의 재료로 이용될 수 있었던 점은 외부 기온의 변화가 큰 편지봉투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은 진동에도 쉽게 공기 중으로 퍼져 편지를 뜯은 당사자 뿐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주변인까지 감염시킬 수 있으며 독성이 강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현재 효과적인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미국 보건당국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발생한 생물테러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기 위해 백신 개발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고 예방백신을 개발·비축해왔다. 휴전국인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2011년 12월, 생물 테러 대비대응 5개년 실행계획을 수립한 정부는 천연두를 이용한 생물학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전 국민 80%에 해당하는 4000만 명의 백신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생산해나간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주요 선진국은 이미 두창백신을 인구 대비 100% 비축하고 있으며 군인을 대상으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보건당국이 밝힌 목표 비축량은 전 국민 80%로, 테러 발생시 일반인에게 접종할 수 있도록 많은 양을 비축하지만 앞선 외국사례처럼 100%는 아니다. 이같은 비축 목표량을 두고선 의견이 엇갈린다. ‘집단면역효과’를 고려해 80% 접종도 충분하다는 의견과 만에 하나의 경우라도 감염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맞붙는다.

일단 홍역이 90%의 국가접종률이 보이지만 해마다 감염자가 발생한다는 점을 미뤄본다면 집단면역 효과만을 신뢰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살상효과가 크고 생물테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알려진 두창의 경우 유사시를 대비해 백신을 비축했다가 접종하는 것이 유일한 대비책”이라며 “예산을 증액해 조속히 선진국 수준으로 적정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