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과대학 의학과 김희남 교수팀이 병균이 항생제 공격에 대항해 내성을 갖게 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김희남 교수팀은 항생제 중 감염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베타락탐(β-lactam)계 항생제를 분해하는 베타락탐아제(β-lactamase)의 진화경로와 메커니즘에 관심을 갖고 수년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항생제 분해효소를 만드는 유전자 내에 새로 생성되는 반복서열이 효소의 구조를 변형시켜 다른 항생제를 분해할 수 있게 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4개 이상의 염기로 이루어진 작은 단위체가 유전자상에 반복서열의 생성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효소의 구조적 변형을 유발하는 것이다.
김희남 교수는 “변형된 베타락탐아제는 종래의 항생제에 대해 분해능력을 잃는 것이 아니라 다시 노출되면 원래 형태로 돌아가 세균의 생존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이 DNA 스위치 메커니즘이 세균뿐만 아니라 인간의 유전체에도 존재하며 인간의 다양한 유전병의 원인이 되므로 감염병 치료외에 그런 면에서도 향후 중요한 연구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유전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제네틱스(PLOS Genetics)9월 18일자에 게재 됐으며, 항생제 내성 발생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와 신종 항생제의 개발 및 기존 항생제의 효과적인 사용법 개발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