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에 관한 속설이 많다. ‘머리를 자주 감으면 머리카락이 잘 빠진다’, ‘빗으로 두피를 자극하면 탈모를 줄일 수 있다’,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 등 탈모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들이 정설처럼 굳어지고 있다.
◇탈모란?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이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피부에서는 오래된 털이 빠지고 새로운 털이 자라는 과정이 매일같이 반복되기 때문에 하루에 약 50~70개까지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서나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100개가 넘는 경우, 두피가 가렵거나 이전보다 모발이 가늘어지고 힘이 없는 경우, 이마 헤어라인이 점차 올라간다던지 가르마 부위가 넓어지면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한다.
◇증상에 따라 원인 다양
탈모의 유형에는 남성형, 여성형, 원형, 휴지기성 등이 있으며 이들 각각의 원인과 증상이 다르다.
남성형 탈모의 발생은 유전적 원인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androgen)이 중요한 인자로 거론된다.
이마와 머리털의 경계선이 점차적으로 뒤로 이동하면서 이마가 M자 모양으로 넓어지고 정수리 부위에도 머리가 빠지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형 탈모 역시 안드로겐이 원인 중 하나이지만, 남성형 탈모에 비해 이마 위의 모발선이 유지되면서 두피 전체에 걸쳐 모발이 가늘어지며 가르마 부위가 넓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즉 이마는 넓어지지 않지만 속이 비어보이게 된다.
원형 탈모는 동그랗게 머리가 빠지는 ‘탈모반’이 한군데 또는 여러 군데 발생하고,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스트레스나 자가면역반응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한 스트레스와 영양결핍, 출산 등으로 발생한 일시적인 탈모를 휴지기성 탈모라고 부른다.
◇전문의와 상담 통해 증상에 맞는 치료법 선택
탈모의 치료 또한 종류에 따라 그 방법이 다양하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이 원인에 관여하기 때문에 남성호르몬의 하나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시키는 약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들 약물 때문에 성기능 이상반응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그런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2% 미만이고 약물을 끊으면 정상화된다.
다만 치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미미하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모발이식법과 같은 치료도 가능하다. 모발 이식은 머리가 빠지는 것이 어느 정도 진행을 멈춘 후 하는 것이 좋다.
원형 탈모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주사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고, 빠진 부위가 한군데일 경우는 잘 회복되는 편이지만 여러 군데 생기면 합쳐지면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여러 군데 생기거나 반복될 경우에는 갑상선등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기에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면역요법, 광선치료요법, 냉동치료 등의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휴지기 탈모는 원인이 되는 내분비 질환, 영양 결핍, 출산 등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결하면 자연스럽게 치료될 수 있다.
모든 종류의 탈모에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 스트레스, 과도한 염색, 파마, 수면 부족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섭취와 스트레스 해소,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이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갑상선 질환이나 빈혈과 같은 질환이 동반해서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검진이 필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는 “탈모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탈모 종류에 맞는 검증된 치료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