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전반기 도정평가 ⑥의미와 교훈]

[원희룡 제주도지사 전반기 도정평가 ⑥의미와 교훈]

여론조사 결과 후반기 도정에 참고자료 삼아야

기사승인 2016-06-30 14:08:44

    

제주도민들이 원희룡 지사에 대한 전반기 도정평가에서 차가운 반응을 보이리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됐다. 쿠키뉴스의 이번 여론조사 직전인 지난 5월 같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월간 정례 전국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원 지사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12위에 그쳤다.

거기다 아직도 해군과 강정마을 간의 갈등을 비롯한 각종 지역현안이 좀처럼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지난 총선 결과로 대변되는 국내 정치권에서의 여당 몰락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에서는 당시 원희룡 마케팅을 펼친 새누리당 후보들이 모두 낙선하기도 했다.

  불리한 여론조사이지만 의미와 교훈 있어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원 지사에게 이번 여론조사 타이밍은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소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원 지사는 취임 후 전시성 사업을 없애고, 신규 지방채 발행을 중단하는 등 노력으로 채무를 줄여왔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도의회 몇몇 의원은 원 지사의 전반기 도정을 무난하게 평가했다. 한 의원은 중앙정부과의 절충을 통한 제2공항건설과 청정자연 보존을 위한 중산간 난개발 억제 등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의미와 교훈이 담겨 있다. 특히 도민들이 원 지사의 인사정책과 소통에 대해 크게 불만족을 나타낸 것은 도정을 다시 한 번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도민 10명 가운데 2명 이상이 공무원 비리를 직접 겪었다고 대답한 점은 결코 예사롭지 않다. ‘괸당 문화로 상징되는, 내륙과는 다른 제주도만의 특성 때문으로 치부하기에는 문제의 심각성이 너무 크다.

    인사문제, 소통문제, 공직비리문제 등에 전향적 대처해야

2년 전 원 지사가 취임할 무렵 제주도는 그야말로 소용돌이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유입 인구와 외국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로 섬 전체가 들썩였다. 시내는 물론 바닷가, 중산간에까지 개발 붐이 일면서 곳곳에서 망치소리가 요란했다.

얼핏 제주도 경제가 크게 발전하기 위한 용틀임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부분적으로 그런 면이 없진 않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늘도 생기는 법이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부동산 투기가 활개를 치고, 교통난과 쓰레기 문제 등 각종 생활민원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난개발에 따른 환경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원 지사는 자신의 임기 전반기를 거기게 집중적으로 매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스로도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부분은 제주의 청정 자연을 위협하는 난개발에 제동을 거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교훈을 확실히 전해줬다. 인사문제, 소통문제, 공직자 청렴문제, 나아가 도민의 복지 등에도 두루 신경을 기울여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 도지사가 돼 달라는 것이었다.

    원 지사 도정의 성패는 후반기 2년에 달렸다

6월 말로 자신의 전반기 임기를 마치는 원 지사는 마라톤으로 치면 반환점을 돌게 된다. 마라토너들에게 이 시점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기록은 반환점을 돈 이후의 레이스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마라톤 동호인으로 알려져 있는 원 지사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의 도정 성패는 앞으로 남은 2년에 달렸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의 중간 점검은 참으로 중요하다. 여기서 철저한 자기관찰과 자기반성을 통해 다시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면 도지사 원희룡에게는 어떤 보약보다 좋을 것이다.

마라톤 42.195을 뛰면 누구나 견디기 어려운 최악의 지점인 데드포인트를 만난다. 이때는 피니시라인의 기쁨을 생각하면서 고비를 넘겨야 한다. 원 지사는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라는 저서에서 이 점을 잘 밝혔다. 물론 지금이 원 지사에게 데드포인트라고 할 수는 없지만 훗날 더 큰 인물 원희룡을 떠올리면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원 지사는 제주도의 자존심이다. 제주도민들은 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법대 수석, 사법고시 수석합격에 3선 의원, 한나라당 최연소 최고위원, 유력 대권 후보 등 원 지사의 관록을 경이롭게 여긴다. 그래서 기대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쿠키뉴스 제주취재본부의 여론조사 결과가 원 지사의 도정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수익 기자 suik1883@kukinews.com

정수익 기자
suik188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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