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국계 기업, 1등보단 리딩기업 돼야

[기자수첩] 외국계 기업, 1등보단 리딩기업 돼야

기사승인 2017-05-12 05:00:00

[쿠키뉴스=이훈 기자] 최근 CEO스코어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에 포함된 외국계 기업 44개사의 배당성향과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외국계 대기업의 배당성향이 75.9%로 조사됐다. 이들 외국계 대기업은 3조5451억 원의 당기순이익 중 2조6917억원을 배당 형태로 본사에 송금한 것이다.

심지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국적의 투자전문회사인 페어먼트 파트너스가 대주주인 흥아해운의 경우 지난해 171억원의 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6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국내 대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15조7900억 원 매출에 기부금은 고작 604억원에 그쳤다.

이와 함께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소재지국 본사에 보내는 과정에서 세부담이 적은 조세회피처를 경유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 시장을 이윤 추구에만 사용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사회적 책임도 다하는 외국계 기업들도 있다.

BMW코리아의 경우 5월 경기 안성에 조성되는 신규 BMW 부품물류센터(RDC) 건립에 총 1300억원을 투자했으며 약 6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17년 준공예정인 복합문화시설 송도 BMW 콤플렉스는에는 약 450억원, 세계에서 5번째로 세워진 BMW의 한국 위성 R&D 센터에는 2020년까지 약 200억원, 그리고 평택에 위치한 차량물류센터(VDC) 확장에도 약 200억이 투입된다. 

올림푸스한국은 370여억원을 투입해 인천 송도 ‘올림푸스한국 의료 트레이닝 센터 K-TEC(Olympus Korea Training & Education Center, 케이텍)’을 오픈할 예정이다. 센터 건립 이후에는 센터 운영 인원 70여명의 고용 창출과 더불어, 임직원과 국내외 의료진을 포함해 연간 1만 여명 이상의 방문객이 예상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클로는 ‘2017 오스트리아 스페셜올림픽 세계동계대회’ 한국 선수단에게 2400여벌의 의류를 기부했다.

외국계 기업들은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특히 매출 1위라는 타이틀을 갖기 위해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기도 한다. 1등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산업계를 이끌고 있는 리딩기업이라고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딩기업이란 매출 1위보다는 업계에서 그 업체를 보고 모범사례로 삼아 따라할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외국계 기업들은 명심해야 될 것이다. 매출만 올리기 위해 한국을 그냥 돈만 버는 나라쯤으로 생각한다면 언젠간 국내 소비자들에게 쉽게 외면 당할 것이라는 점을.


hoon@kukinews.com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이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