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최근 임시완이 관객들에게 얼굴을 자주 비추는 것은 단순히 군 입대를 앞둬서만은 아닐 것이다. 임시완은 욕심이 많은 배우기 때문이다. 배우로서의 연기 욕심은 당연하고, 경험과 사람에 대한 욕심까지 있다. 최근 영화 ‘불한당’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시완은 “‘불한당’ 대본이 몇 년 후에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느와르 장르를 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불한당’ 대본을 봤을 때 저에게는 현수 역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했어요. 나이가 좀 더 들어야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마 제가 좀 더 나이가 든 뒤라면 거리낌 없이 결정했을 거예요. 그렇지만 감독님은 ‘느와르는 나이대가 좀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뒤틀어서, 어린 현수에서부터 시작하자고 말해주셨어요. 재기발랄한 현수가 특정한 사건들을 겪으며 성장하고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보자는 말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죠.”
‘불한당’은 최근 국내 느와르 장르들이 밟아왔던 수순들을 그대로 밟고 있는 영화다. 언더커버라는 소재, 배신과 갈등 등이 그렇다. 전혀 새로운 것이 없는 영화라는 생각은 임시완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임시완은 “꼭 새로운 것만이 영화가 가지는 최대한의 가치냐”고 반문했다. 재미를 추구하는 것 또한 영화라는 매체의 존재 가치라는 것이다.
“교훈적인 영화, 메시지가 무거운 영화 좋죠. 그렇지만 저는 그런 영화뿐만 아니라 그저 재미를 추구한 영화도 즐겨 보는 사람이에요. 제가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생각했을 때, ‘재미만을 추구한 영화는 존재하면 안 되는가?’라고 반문했고 결과는 ‘NO’였어요. ‘불한당’은 재미 자체로만 보면 충분한 영화예요. 그런데 칸 영화제에 초청 받으니 좀 얼떨떨한 기분이긴 하더라고요.”
임시완의 말대로다. 재미가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하고 고른 영화가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대된 것이다. 작품성이 중요한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니 스스로 ‘내가 이 영화를 폄하했던 건가’ 싶기까지 했다고 설명하는 임시완에게서는, 그러나 자신감이 엿보였다.
“제가 ‘해를 품은 달’로 드라마를 처음 시작했을 때, 40%라는 시청률이 나왔어요. 하지만 막상 저는 처음이라 그 수치가 얼마나 큰지 몰랐죠.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변호인’이라는 작품으로 영화에 첫 발을 내딛었는데 1000만 관객이 들었죠. 그게 얼마나 큰지 몰랐어요. 칸 초청도 마찬가지예요. 남들이 좋다니까 좋기는 한데, 이게 앞으로 제 인생에 있어 어떤 반환점이 될지는 몰라요. 그래서 더욱 설레요. 칸이 어떤 기념비적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자주 생각해요.”
욕심 많은 임시완이 배우로서 그리는 그림은 어떨까. “단정지은 것은 없어요. 적어도 십 년은 돼 봐야 어떤 그림인지 알 것 같아요. 단지 음악과 연기는 병행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연예계에 들어온 것도 노래 때문에 들어온 것이거든요. 노래 덕분에 지금까지 온 것이기도 해요. 지금 제일 아까운 것도 군입대 전에 시간이 없는 거예요.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제 팬들과 함께 노래 부르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앨범도 내고요.”
‘불한당’은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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