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포착] 그들은 왜 노량진으로 몰리는가? 청년 공시생의 현실

[키워드포착] 그들은 왜 노량진으로 몰리는가? 청년 공시생의 현실

기사승인 2017-05-25 20:51:39


이승연 아나운서 ▶ 키워드 포착. 오늘은 심유철 기자와 함께 합니다. 심유철 기자, 안녕하세요.

심유철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키워드 포착의 심유철 기자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오늘 제시해 주실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심유철 기자 ▷ 네. 오늘 제가 제시할 키워드는, 청년 공시생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실제로 노량진에 가보면 이런 현실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요. 트레이닝 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수험서를 한 가득 든 공시생들이 그야말로 넘쳐나고 있어요.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들의 선택에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는데요. 오늘 키워드 포착에서는 그들은 왜 노량진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건지, 공시생들의 현실과 그 순기능, 역기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심 기자, 공시생. 앞서 영상에서 나온 것처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죠? 보통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인가요? 

심유철 기자 ▷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공시족, 공준생, 공시생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는데요. 요즘에는 어차피 취업이 어려우니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부터 준비하는 공딩. 그러니까 고등학생들도 있습니다. 또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지원자도 있고요. 연령 제한이 사라진 후 4, 50대 도전자도 적지 않고,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러니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무원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건데요. 그럼 그 수는 얼마나 되나요?

심유철 기자 ▷ 공무원 시험 응시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요. 9급 공무원 응시자수를 보면, 2011년 약 14만 3000명에서 2017년 22만 8000명으로 늘었습니다. 7급 역시 응시자수가 같은 기간 5만 7000명에서 약 6만 7000명으로 늘었고요. 하나 비교를 해보면, 2016년 7, 9급 공무원 시험 지원자는 같은 해 대졸자 수인 51만 7천 명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어마어마한데요. 그 중에는 청년들도 많은 거죠?

심유철 기자 ▷ 네. 지난해 기준 일반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 수는 25만 7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따라 청년층 비경제 활동 인구 중 공시생 비중은 지난해 기준 5.2%까지 급증한 상태고요. 취업 시험 준비자 중 일반직 공무원 준비자 수의 비율은 해마다 늘어 2016년에는 39.4%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취준생 10명 중 4명이 공무원을 준비하는 셈인 거죠.

이승연 아나운서 ▶ 지원자가 많으니, 합격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겠어요.

심유철 기자 ▷ 네. 취준생을 기준으로 볼 때, 작년을 기준으로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1.8%. 5,103명에 그쳤습니다. 7급과 9급 각각 72.4:1, 53: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거기서 떨어진 청년들은 또 다시 시험을 준비하게 될 텐데요. 심 기자, 이렇게 극한의 경쟁률에 대해 다 알면서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대체 뭔가요? 그 이유에 대해 좀 살펴볼게요. 

심유철 기자 ▷ 청년들이 공무원을 원하는 이유로는 크게 일과 삶의 균형, 직업 안정성, 채용 절차상의 공정성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일과 삶의 균형, 안정성, 공정성 모두 공감이 가는 내용들인데요. 그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게요. 먼저 일과 삶의 균형이에요. 그러니까 청년들은 급여보다도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거죠?

심유철 기자 ▷ 네. 한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43.6%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의 조건으로,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꼽았습니다. 돈을 많이 주는 곳보다 개인의 삶이 가능한 곳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죠. 실제로 공무원의 경우, 직무에 따라 업무 강도는 다르지만 아무리 업무량이 많은 공무원이라 해도 사기업만큼 힘든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하고요. 또 육아휴직 등도 철저하게 지켜지기 때문에, 공무원은 흔히 말하는 워라밸이 좋은 직업인 건 사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맞아요. 야근이 당연한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은 자신의 삶을 지켜나갈 수 있는 직업으로 꼽히고 있죠. 그리고 청년들이 다음으로 꼽는 부분이 바로 안전성인데요.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정년이 보장되고 또 월급이 밀리지 않는다는 점은 뭐 최고의 장점으로 꼽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심유철 기자 ▷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건 우리의 현실이 반영된 결과인데요. 한 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중산층 퇴직자 조사 결과를 보면요. 91.6%의 퇴직자가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59세 이전에 퇴직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니 설령 월급이 많은 대기업에 입사한다 해도 이른 나이에 회사 밖으로 내몰리는 혹독한 현실을 목도한 청년들은, 자연히 공무원의 안정성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죠.

이승연 아나운서 ▶ 맞아요. 실제로 대기업 가면 뭐하나. 나중에는 닭 튀길 텐데.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년 보장에 대한 부분은 장점으로 꼽힐 수밖에 없어요. 40대 중반만 되어도 회사에서 밀려나는 경우도 많고요. 그리고 다음으로 공정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그 부분도 공무원이니까 가능한 거겠죠?

심유철 기자 ▷ 네.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는 가장 결정적 요인은, 스펙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시험이라는 공정한 절차를 통과하기만 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실제로 해외연수와 영어평가 등 다른 스펙이 중요시되는 일반 기업 입사에 비해, 오로지 시험 성적으로만 합격이 결정되는 공무원 시험이 승산 있다고 생각해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한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68.9%의 공시생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가 다른 취업 과정보다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정해진 시험만 준비해서 통과하면 되니까, 일반 기업에 입사하는 것보다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문제는 그 문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에요. 사실 공무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잖아요. 또 이렇게 청년들이 노량진에만 몰려 있으면, 사회적으로도 손실 아닌가요? 심 기자, 어떤가요?

심유철 기자 ▷ 맞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많은 취업준비생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면서 사회적으로 연간 17조 1천 429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청년들이 공시생이 되면서, 연간 17조원이 넘는 비용 손실을 보게 된다고요? 그 연구 내용에 대해 자세히 좀 알려주세요.

심유철 기자 ▷ 네. 한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공무원 시험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요.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는 2011년 537만 4천명에서 지난해 498만 명으로 7.3%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은 2011년 18만 5천명에서 지난해 25만 7천명으로 38.9%나 증가했고요. 결국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공무원시험 준비생 비중은 2011년 3.4%에서 지난해 5.2%로 상승했다는 것이죠.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러니까 결국 공시생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생산과 소비의 기회비용은 역기능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건가요?

심유철 기자 ▷ 생산 기회비용은 공시생 수에 취업자 1인당 평균 부가가치 생산액을 곱해 계산했고, 소비 기회비용은 공시생 수에 20대 가구주의 연평균 가계소비 지출액을 곱해 계산한 건데요. 그 결과 경제의 역기능인 기회비용이 총 21조 7천 689억 원으로 계산된 것입니다. 전체 경제로 보면 연간 17조 1천 429억 원의 순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이고요. 그건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의 약 1.1% 규모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어마어마한 사회적 손실이 뒤따르고 있는 것인데요. 그럼 여기서 궁금한 점이 있어요. 청년 공시생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다 역기능만 지적되고 있나요? 순기능은 전혀 없는 건가요?

심유철 기자 ▷ 순기능도 있습니다. 일단 공시생들이 시험 준비 과정에서 지출하는 교육비와 생활비 등은 경제의 순기능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들이 월평균 150만원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총 4조 6천 260억 원의 소비로 경제적 순기능을 일으키는 것이죠.

이승연 아나운서 ▶ 청년 공시생들의 소비요. 하지만 그 작은 순기능 뒤에 숨겨진 현실이 너무 열악하고 또 무서운데요. 사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잖아요. 당장 수입은 없는데 강의도 들어야 하고, 책도 사야하고, 밥도 사먹어야 하고요.  

심유철 기자 ▷ 네. 그 부분은 정말 문제입니다. 노량진에서의 시험공부는 수험생 입장에서 꽤나 부담스러운 체재비를 요구하거든요. 예를 들어보면, 고시원 월세 50만 원에 독서실 15만 원, 식비 40만 원 등 최소한의 생계에 필요한 비용만으로도 연간 약 1200만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학원비와 교재비, 학용품비 등 수험생활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합치면, 지출을 아무리 줄여도 청년 공시생 한 명이 쓰게 되는 돈은 연간 1500만 원을 훌쩍 넘게 됩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렇게나 많이 드나요?

심유철 기자 ▷ 네. 노량진의 경우, 원룸의 경우 3.5~3.8평이 월 45만원이고, 보증금은 300만원에서 500만원에 최소 1년 계약으로 진행되는데요. 거기에 전기료나 가스비, 관리비는 별도로 들어갑니다. 또 고시원도 리모델링한 곳은 월세가 50만원에서 60만원 선이고요. 지하철 역이나 학원이 가까울수록 비싸집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밥을 해먹을 수도, 빨래를 할 수도 없고 잠만 간신히 자고 나가는 작은 고시원이 그렇게나 비싸군요.

심유철 기자 ▷ 가격은 비싸지만, 보증금이 없고 단기간 살고 나가는 게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노량진에서 얼마나 더 살지 확신할 수 없는 공시생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죠. 그래서 고시원들은 시험 일정이 마무리되면 월 1~2만 원가량 할인에 들어가는데요. 시험이 끝나면 방을 빼는 수험생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공시생이 많아지면서 노량진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원룸 계약을 무조건 1년 계약만 했는데 요즘은 3개월, 6개월, 8개월 단위로 단기계약을 하려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건 결국 돈 걱정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학생이 늘었다는 이야기죠.

이승연 아나운서 ▶ 네. 합격자는 한정되어 있는데, 비용은 늘어만 가니, 공시생들과 부모의 한숨은 늘어만 가겠네요. 그리고 또 합격에 대한 열망이 워낙 강하다보니,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어요. 

심유철 기자 ▷ 지방직 공무원 응시 자격을 얻기 위해 농촌지역에 주소지만 옮겨놓는 위장 전입자가 있는 건데요. 공시생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지역에 응시하기 위한 편법이지만, 적발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러니까 그 지역에 살지도 않으면서, 공무원 시험을 보기 위해 일부러 전입신고만 해놓는다는 건가요?

심유철 기자 ▷ 그렇죠. 지방직 공무원 응시 기준인 3년 거주 조건에 맞추기 위해 빈집에 전입신고만 해놓는 겁니다. 실제로 강원도 화천에서만 위장 전입으로 적발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20여 명이고요. 다른 농촌지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강원도 9급 행정직 지방 공무원 평균 경쟁률은 20대 1을 밑돌아, 100대 1을 넘나드는 서울 등 대도시와 대조적이기 때문인데요. 결국 도시 지역보다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농촌지역에서 공무원 임용시험을 보기 위해 주민등록상 주소지만 옮겨 놓고 있는 겁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극심한 취업난 속에 농촌지역이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위장전입 표적이 되고 있는데요. 청년 공시생들의 애타는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위장전입으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 있으니. 그런 행동은 피해야 하겠습니다. 심 기자, 이렇게 공시생들이 편법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공시생들을 울리는 사례도 있다고요?

심유철 기자 ▷ 네. 얼마 전, 인터넷에 수험서를 판다는 허위 글을 올리고 송금해온 수험생들의 돈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남성은 한 인터넷 공무원 준비 카페에 수험서와 동영상 강의 등을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게시, 이를 보고 송금한 수험생 47명에게 받은 49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책을 조금이라고 싸게 사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했을 텐데, 그런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었군요. 가뜩이나 힘든 공시생들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을 안겨준 건데요. 이런 문제도 있지만, 사실 공시생들의 건강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에요. 몸도 마음도 다 지쳐있는 상태잖아요. 어떤가요?

심유철 기자 ▷ 그렇습니다. 서울 동작구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 1~2회 노량진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실시해왔는데요. 그 결과, 수검자 870명 가운데 54%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됐습니다. 수험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험생 80%가 불안이나 무기력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그리고 이런 정신 건강 문제는 노량진 수험생뿐 아니라 취업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전반에서 심각한 것 같아요. 

심유철 기자 ▷ 네. 2015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소 일상생활 중에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사람의 비율, 즉 스트레스 인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20~30대 청년입니다. 특히 2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높은데요. 부실한 식사나 외로움 때문에  우울한 것도 맞지만,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역시 불합격에 대한 공포입니다. 그 걱정이 지금 청년들을 가장 우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이승연 아나운서 ▶ 맞아요. 청년들의 취업 여부와 정신건강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 같아요. 

심유철 기자 ▷ 그렇죠. 사실 취업이 안 되면 우울할 뿐만 아니라, 우울하면 취업도 잘 되지 않는 것이거든요. 결국 앞으로 우울이나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지닌 청년 구직자를 위한 정책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그 우울이나 불안감을 견디지 못해, 아예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심유철 기자 ▷ 네. 얼마 전, 전주의 한 고시원에서 한 청년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엄마 미안해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로 발견됐는데요. 올해 1차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실시된 후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공시생 두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었죠.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스스로를 억누르는 압박을 견디지 못한 건데요. 거기에 더해 공시생들은 자신들을 사회적 실패자로 보는 편견과도 맞서 싸우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들의 탓이 아닌데 말이죠.

심유철 기자 ▷ 네. 앞서도 살펴봤지만, 이렇게 청년 공시생이 증가한 원인은 우리나라에 질 좋은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청년 공시생들의 실패와 좌절은 그들의 탓이 아닙니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고용 창출력을 확보하지 못한 이 사회와 정부에 있는 것이죠. 지금처럼 사회 전체적으로 청년들이 시험 준비에 그 능력을 집중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에 대해 임금 등 고용조건을 개선하고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사상 최대의 취업난과 불안정한 고용 환경으로 공무원 시험에 청춘을 바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요. 공시생의 현실에 이어 이번에는 공무원의 현실에 대해 좀 살펴볼게요. 공무원의 장점 중 공시생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바로 저녁이 있는 삶이에요. 또 업무량 또한 민간 기업에 비해 적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어떤가요? 실제로 그런 기대를 채울 수 있나요?   

심유철 기자 ▷ 아니요.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공무원 과로사와 자살 소식은 공시생들의 기대와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공무원의 공식적인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지만, 오전에 회의나 업무 준비를 하려면 더 일찍 출근해야 합니다. 또 정책 이슈가 불거지면 언제 퇴근할지 예상할 수 없고요. 실제로 얼마 전, 세 아이의 엄마인 공무원이 일요일 새벽 출근해 과로로 사망하는 일이 있기도 했었죠.

이승연 아나운서 ▶ 공무원이라고 해서 다 칼퇴근을 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죠?    

심유철 기자 ▷ 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5년 공무원 1인당 근로시간은 연간 2200시간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건 OECD 회원국 평균인 1766시간은 물론.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인 2113시간보다 많습니다. 결국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갔지만, 기대와는 사뭇 다른 공무원의 현실을 겪게 되는 거죠. 그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전국적인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오늘 심유철 기자의 키워드 포착에서는 청년 공시생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학벌, 스펙, 나이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시험으로만 승부하는 공무원이 마지막 희망이라며 시험을 준비하지만, 그러면서 우리 청년들의 몸과 마음. 모두가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적절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키워드 포착 여기서 마칩니다. 심유철 기자, 오늘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심유철 기자 ▷ 네. 감사합니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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