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남성을 제압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남성의 얼굴에 미국 CNN 방송국 로고가 합성돼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려 미국 언론사들로부터 “대통령이 기자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는 CNN이 해당 영상 제작자를 역추적해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하는 등 언론사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지난 5일(현지시각) 일간지 뉴욕타임스,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 등에 따르면 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 ‘HanAssholeSolo’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네티즌은 전날 ‘레딧 이용자와 미디어, 대중에게 사과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신을 ‘트럼프 합성 영상’을 제작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순전히 풍자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며 “CNN이나 다른 언론사에 폭력을 부추기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언급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2007년 프로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 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빈스 맥마흔 WWE 회장을 때려눕히는 장면이다. 합성 영상을 제작한 네티즌은 맥마흔 회장의 얼굴에 CNN 로고를 합성했다.
CNN 측에 따르면 앤드루 카진스키 CNN 기자는 이날 영상을 만든 네티즌의 커뮤니티 ID를 알아낸 뒤 전화로 연락했다. 이후 CNN은 “이 네티즌은 ‘중년 남성’”이라며 “‘재발 방지’에 대한 사과를 받았기 때문에 신분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CNN 측은 “우리에게 이 네티즌 신원을 공개할 권리가 있다”며 “CNN 비난 영상을 추가로 올린다면 해당 네티즌의 신상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같은날 “CNN은 국민에게 다시는 언론을 조롱하지 말라고 협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CNN의 발언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종의 강요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오일석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총무이사는 “영상을 제작한 네티즌은 단순 패러디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이 만든 영상이 폭력이나 테러를 선동하거나 명예훼손 등 명백한 불법행위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네티즌의 신원을 공개하겠다는 CNN의 발언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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