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모집인이 되는 법은 쉽다. 교육을 듣고 시험만 통과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단순함이 불법모집인을 양산하는 원인은 아닌지 되짚어 볼 일이다.
지난 19일 여신금융협회 12층 대강의실에서 카드모집인 시험이 있었다. 문제가 어려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체로 평이했다는 후문이다. 한 응시자는 일반적인 문제들만 나왔다며 합격을 자신했다.
카드모집인을 하려면 협회가 주관하는 10시간 사이버강의를 이수하고 학과시험을 패스해야 한다. 수강생들은 카드 관련 법률이나 모집인으로서 유의할 사항에 대해 배운다.
시험은 객관식 25문항과 O·X 5문항을 제한시간 내 풀어야 한다. 시험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실시하고 있으며 결격사유가 없는 한 응시료만 내면 지원할 수 있다. 계약도 원하는 회사와 가능하다. 지망하는 회사를 고르고 시험만 통과하면 전속 모집인으로 활동할 수 있다.
이처럼 카드모집인은 취득요건이 간편하고 실적에 따라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런 느슨함이 불법모집인을 양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터미널이나 극장 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면 카드모집인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카드를 발급받으면 영화티켓을 준다는 식으로 행인들을 꼬드긴다. 공공시설이나 장소에서 회원을 모으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다. 요즘은 타인 명의를 도용하거나 등록도 하지 않고 회원을 모집하는 등 불법행위가 천차만별이다.
사실 이런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도입한 게 바로 이 시험이다. 모집인 시험은 지난 2016년 8월에 도입됐다. 시험이 생기기 전에는 카드사들이 모집인을 직접 가르치고 현장에 투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모집인은 지난해 말 기준 7만3863명이다.
하지만 불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자면 과연 이 시험이 실효성이 있는 지 따져봐야 한다. 결론은 모집인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불법을 행하다 적발 시 자격을 영구 정지하는 방향도 고려할 수 있다. 여전법 상 카드모집인은 5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전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