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새 발롱도르(그해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 수상자가 나올까? 지난 2008년부터 10년 동안 상을 양분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다른 후보 선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메시와 호날두는 각각 지난 31일(한국시간)과 1일 16강전을 끝으로 월드컵 일정을 마감했다. 메시가 속한 아르헨티나는 프랑스에 3-4로, 호날두가 속한 포르투갈은 우루과이에 1-2로 패했다.
두 선수는 지난 10년 동안 ‘신계를 양분해왔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이어왔다. 특히 메시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연속 발롱도르 수상에 성공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호날두 역시 2013년과 2014년, 2016년과 2017년 2차례에 걸쳐 연속 수상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이번 월드컵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그 둘 못지않게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선수는 크로아티아 중원의 핵 루카 모드리치다. 호날두와 함께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3연패를 이끈 모드리치는 러시아에서도 특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모드리치는 조별예선 3경기 중 2경기에서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됐다.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격파했던 경기에선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올렸다. 또 나이지리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을 때에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켰다.
잉글랜드의 정통 골잡이 해리 케인도 이번 월드컵 결과에 따라 발롱도르를 노려볼 만하다.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서 30골을 넣은 케인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3경기 만에 5골을 몰아넣으며 득점왕 레이스 선두로 치고 나왔다.
다만 케인은 프로 팀에서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케인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3위를 기록했다. UEFA 챔피언스 리그 역시 16강에서 유벤투스를 만나 탈락했다. 따라서 케인의 경우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월드컵 우승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들의 월드컵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호날두 또는 메시가 또 한 번 발롱도르를 수상할 거란 관측도 있다. 지난 2010년 네덜란드의 베슬레이 스네이더르가 메시에게 발롱도르를 내주었던 예가 있기 때문이다.
2010년 당시 스네이더르는 소속 팀 인테르의 트리플 크라운(3개 대회 동시 우승)을 달성하는 데 있어 일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아울러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네덜란드를 대회 결승으로 이끌면서 세계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스네이더르는 그해 발롱도르 최종 후보 3인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했으나 발롱도르는 그해 56골을 넣은 메시에게 돌아갔다. 당시 메시는 하반기에 득점포를 가동, FC 바르셀로나의 프리메라 리가 및 슈퍼 컵 우승을 도왔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