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A매치 데뷔전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성인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코스타리카에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총 관중 3만 6127명의 함성 속에서 대표팀은 ‘강도 높은 축구’를 선보였다. 공격과 수비에서 한 발짝 더 뛰는 움직임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지동원이 서고 2선에서 손흥민, 남태희, 이재성이 공격을 돕는다. 중앙에 기성용, 정우영이 배치된 가운데 포백라인은 홍철, 김영권, 장현수, 이용이 구성했다. 골키퍼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경기 시작과 함께 한국이 빌드 업으로 기회를 잡았다. 좌측에서 올라온 볼을 이재성이 발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3분 뒤 아길라르가 때린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7분 김민재의 짧은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지동원이 쇄도하며 잡으려 했지만 발끝에 닿지 않았다. 직후 코스타리카의 슛이 골망을 갈랐으나 골키퍼 차징이 선언됐다.
전반 14분 이재성의 회심의 헤더슛이 오프사이드 선언됐다. 전반 27분 지동원이 좌측에서 저돌적인 돌파로 수비를 벗겨낸 뒤 올린 크로스를 이재성이 뛰어 올랐지만 머리에 닿지 않았다. 1분 뒤 손흥민이 회심의 슛을 때렸으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35분 한국이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었다. 기성용의 로빙 침투패스를 남태희가 받는 과정에서 코스타리카 측면 수비수 감보아가 손으로 잡아챘다는 판정이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슛이 골문 맞고 나왔지만 침투해 들어가던 이재성이 재차 슛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에도 한국의 주도가 이어졌다. 장현수의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측면 위주의 빌드 업으로 기회를 노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기성용이 나가고 김민재가 투입됐다.
후반 5분 지동원이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슛을 때렸으나 수비에게 막혔다. 후반 21분 이재성, 지동원이 나가고 문선민, 황의조가 투입됐다.
후반 31분 코스타리카가 첫 유효슛을 기록했다. 오른쪽에서 침투하던 구즈만이 각도 없는 곳에서 슛을 때렸다. 골키퍼 김승규에게 막혔다.
후반 33분 한국 추가골을 넣었다. 남태희의 원맨쇼였다. 남태희가 좌측면에서 볼을 잡아 드리블로 수비 둘을 벗겨낸 뒤 구석을 찌르는 슛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35분 남태희가 나가고 ‘아시안게임 스타’ 황인범이 투입됐다. 2분 뒤 손흥민이 먼 거리에서 마음먹고 때린 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37분 손흥민이 나가고 이승우가 투입됐다. 3분 뒤에는 이용이 나가고 김문환이 들어갔다.
후반 43분 이승우가 왼쪽 측면에서 볼을 몰고 들어간 뒤 땅볼슛을 때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추가시간 코스타리카가 공세를 펼쳤지만 한국의 에워싸는 수비에 고전했다. 추가 득점 없이 경기는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벤투 감독의 데뷔전 승리다.
고양 |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