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소재 B중학교가 학교폭력이 발생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하루 동안 방치해 피해학생이 심각한 후유증과 2차 피해까지 당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25일 B중학교 관계자와 피해 학생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 L모군이 같은 학년 K군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학교가 신고를 받고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다음날에야 대응에 나서 적정성 시비를 낳았다.
지난 20일 학교축제인 동아리발표회가 열리는 날 K군이 L군을 CCTV 사각지역인 계단으로 끌고가 배를 깔고 앉아서 무차별 폭행하는 것을 이 곳을 지나던 이 학교 졸업생이 말린 후 학교 측에 신고했다.
신고자는 휴대폰으로 폭행현장의 동영상과 사진까지 촬영해 폭행 사건을 학교 관계자에 알렸지만 학교 측은 다음 날에야 학부모에게 통보하고 학부모의 항의 방문 이후 방과 후 병원 진료를 받으려 갔으나 병원 업무가 끝나 진료를 받지 못했다.
통상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한 경우 학교는 즉시 사실 확인과 함께 피해 학생의 건강상태를 확인해 응급치료 등의 조치를 취하고 가해학생과의 격리 조치와 함께 학부모에게 알려야 하는데도 이를 방치한 것이다.
사건을 신고받은 담임교사는 신고 접수 당시 신고자가 제시한 사진과 동영상 자료조차 확보하지 않았으며 다음 날 아침에야 교장에게 보고해 고의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피해학생 L군은 사건 발생 당시 편도선염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으며 이를 가해 학생에게도 말했으나 오히려 더욱 심한 폭행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이다.
학교 측이 사건 당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면서 L군은 구토 증상과 모욕적이고 참담함으로 인한 대인기피, 정서불안, 불면증, 신경쇠약 증세 후유증을 겪으면서 정신과 병원 치료까지 받고 있다.
더욱이 가해 학생이 학교 폭력사고 사건 접수 사실을 알고 피해 학생 L군을 찾아와 “왜 일을 키우려 하냐”며 협박해 L군이 등교를 두려워하며 음식물 섭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
이 학교 K교장은 “사건 당일 학교가 축제 중이어서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면서도 “학교폭력 발생시 48시간 이내에 관할 교육청과 경찰서에 신고하도록 한 관련 절차를 이행했다”며 책임 회피에 급급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정확한 사건 경위와 내용, 학부모의 요구에 대해 사실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오는 28일 학교폭력대책위를 소집해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 학생 학부모는 “학교 측이 사건 당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한 것은 명백한 은폐 시도”라며 “사건 규명과 가해자 처벌은 물론 학교 측의 미온적인 조치의 배경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용 기자 ssy147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