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끝내주게 멋지니까(You guys are so dope).” 미국 유명 DJ 스티브 아오키는 그룹 몬스타엑스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오키는 몬스타엑스가 지난 28일 발매한 두 번째 정규음반 파트2 ‘위 아 히어’(We Are Here)에 실린 ‘플레이 잇 쿨’(Play it cool)을 프로듀싱했다. 이들은 화상 통화로 음악에 관한 견해를 나눴다. 최근 서울 봉은사로 스타힐빌딩에서 만난 몬스타엑스는 “다음엔 아오키 씨의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다섯 곡 정도는 만들어와야겠다”며 웃었다.
몬스타엑스는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그룹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유명 인터넷방송 아이하트라디오가 주최한 연말 라디오 쇼 ‘징글 볼’에 국내 아이돌 최초로 참가했다. 동영상으로만 보던 가수들의 라이브를 실제로 들으면서, 민혁은 ‘가수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주헌은 “처음엔 눈살을 찌푸리며 우릴 보던 관객들도 이내 리듬을 타며 음악을 즐겼다”며 뿌듯해했다. 몬스타엑스는 올해도 전 세계를 돌며 공연을 연다. 세 번째 월드 투어다. 기현은 “공연 규모가 커지고 투어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해외에서의 인기 비결을 묻자 멤버들은 ‘소통’과 ‘외모’를 꼽았다. 원호는 “우리와 일했던 스태프들이 ‘너희만큼 잘생긴 애들이 없다’고 해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민혁은 한 술 더 떴다. “이런 얘기를 예전부터 많이 들었는데, 이제야 말씀드리는 것”이란다. 몬스타엑스는 자신감으로 중무장했다.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렬함”에 대한 자부심은 특히 대단했다. 원호는 “강렬한 콘셉트로 나오는 팀은 많지만 우리만큼 표현할 수 있는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영화 ‘극한직업’의 유행어를 패러디해 “지금까지 이런 강렬함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은 악어에서 모티브를 얻은 ‘엘리게이터’(Aliigator). 노래에서 몬스타엑스는 ‘나의 늪으로 널 끌어당겨’라며 상대를 유혹한다. 주헌은 “악어는 고요하지만 그 눈빛만은 강렬하다. 그 안에 섹시함도 있다”고 봤다. 몬스타엑스는 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뗄 줄 모르는 레이서 같다. 후반부로 갈수록 멜로디에 속도가 붙여 긴장감을 조여 와서다. 민혁은 “체력적으로 힘들긴 해도 더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몬스타엑스는 “우리에겐 흑역사가 없다”고 자신한다. 데뷔초의 무대를 보면서 멤버들끼리 ‘멋지다’며 자찬한다. 근육질 몸매를 강조한 퍼포먼스와 센 노랫말 덕분에 ‘짐승돌’으로 불리지만, 예쁜 카페에 가는 걸 좋아하고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우수에 젖을 만큼 취향은 아기자기하다. 데뷔 전부터 힙합 신에서 활동해온 주헌은 “예전엔 내 삶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가사를 많이 썼는데, 팬들과 만나면서 창작자로서의 감성이 달라졌다”고 돌아봤다. 지난 음반에서 노래한 혼란과 방황은 ‘위 아 히어’에서 “넌 절대 혼자가 아냐”라는 유대로 나아간다.
“연말 시상식에서 가장 많이 받은 상이 ‘넥스트 제너레이션’(Next Generation)이에요. 다음이 기대된다는 뜻이죠. 돌아보면 우리에게 결정적인 도약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다음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봐요.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 한 번에 ‘빵’ 떠서 1등 가수가 되기보단, 지금처럼 계속해서 성장하는 팀이 되고 싶습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