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돌아간다면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캐릭터를 우리는 종종 만난다. 그렇다면 시간이 하루씩 거꾸로 흘러가는 건 어떨까. 배우 이청아가 ‘다시, 봄’(감독 정용주)으로 관객을 만난다. 딸을 잃은 싱글맘 역이다.
‘다시, 봄’은 딸을 잃은 싱글맘이자 워킹맘인 은조(이청아)가 중대한 결심을 한 그날부터 어제로 하루씩 거꾸로 흘러가는 시간을 살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특정 시간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타임 루프 혹은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는 타임 슬립이 아닌 ‘타임 리와인드’를 표방하는 ‘다시, 봄’은 하루씩 거꾸로 흐르는 시간을 살게 된 은조가 딸을 잃은 절망에서 빠져 나와 딸을 다시 찾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5일 서울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다시, 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청아는 “다른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영화보다, 매일매일 어제로 돌아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매번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해도 전날로 돌아간다. 과연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절망하지만, 반복되는 시간여행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청아가 맡은 은조는 ‘다시, 봄’에서 압도적인 출연 분량을 자랑한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살아내야 하니 당연하지만, 부담감도 막중했다고. 이청아는 자신의 분량에 관해 ‘외로운 싸움’이었다고 비유하며 “전작인 ‘더 파이브’를 함께 찍은 김선아 생각이 많이 났다. 김선아 또한 ‘더 파이브’에서 외로운 싸움을 했는데, 그 장면을 지켜보며 후배이자 동생으로서 안쓰러워했던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청아는 자신으 ‘다시, 봄’을 찍으며 성장한 것 같다고도 밝혔다. 슬픈 영화를 내내 찍다 보니 위경련도 달고 살았다고. “슬픈 장면을 찍다가 행복한 장면을 찍으면 눈물이 나며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탔다”는 이청아는 “내가 영화를 찍고 나니 이 영화로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상대역인 홍종현은 은조의 시간 여행에 관한 열쇠를 쥔 유도 선수 호민 역을 맡았다. 홍종현은 운동 선수 역이라 호민 역이 욕심이 났다며 “촬영이 없는 날에도 체육관에 가서 연습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과히 욕심을 부린 나머지 막상 유도 경기 촬영 전날 부상당했다고. “촬영날 마음대로 몸을 쓰지 못했던 게 아쉽다”고 홍종현은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주인공인 이청아와의 호흡에 관해서는 “낯가림이 원래 심한 편인데 이청아와는 신기하게도 편안한 느낌이었다”며 “그런 느낌을 받아본 사람이 없는데, 몇 안되는 편안한 사람 중 하나였다. 동료 배우로서도 현장에서 너무 많은 선물을 받아서 촬영 후에도 시간 날 때마다 약속을 잡고 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호감을 드러냈다. 이청아 역시 “호민이라는 역할을 홍종현이 안 했으면 누가 했을까 생각했다”며 “이 친구는 아직 자기를 100% 보여줄 수 있는 배역을 못 만난 것 같다”고 칭찬했다.
호민의 동생 역으로, 은조에게 결정적인 힌트를 던져주는 준호 역은 아역 배우 출신인 박지빈이 맡았다. 박지빈의 경우 ‘다시, 봄’이 군 전역 후 첫 촬영이다. 박지빈은 “첫 촬영 날 엄청 떨어서 밤을 샜을 정도다”라며 긴장했던 첫 촬영 당시 소감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다시, 봄’은 오는 4월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