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붉은 수돗물 사태 엿새째 이어져 주민 불편 ...인천시 뒷북 수습

인천 서구 붉은 수돗물 사태 엿새째 이어져 주민 불편 ...인천시 뒷북 수습

기사승인 2019-06-04 14:43:04

인천시 서구 아파트와 학교 등에서 붉은빛 수돗물(적수·赤水)이 엿새째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시는 안일한 대응으로 시간만 보내다 뒤늦게 수습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뒷북 수습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서구 주민단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구성된 주민비상대책위는 4일 성명을 내고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적수가 나온 곳의 수질검사 결과 음용에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주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인천시가 재난문자를 보내면서 '재난문자 아님'이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을 놓고도 "물을 마시라는 건지, 마시지 말라는 건지, 재난이 아니니까 그냥 알고만 있으라는 건지"라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대량의 물을 방류하고 물탱크를 청소한 아파트에서조차 여전히 적수가 나오고 있다"며 "환경 전문가를 투입해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해결대책과 보상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인천시는 주민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시인하며 수습책을 내놨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서구에서 적수 발생신고가 접수돼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대책본부를 가동해 각종 조처를 했지만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적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시장은 "수질검사 결과 적합 판정이 나왔다 해도 누구든 붉은 물을 보면 안전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주민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학부모·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더욱 세밀한 수질검사와 현장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업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인천시는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이물질이 발생하면서 적수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서구 8500가구가 적수 피해를 보고 유치원·어린이집·학교 등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교내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 것으로 확인된 학교는 서구 일대 초·중·고등학교 15곳 안팎으로 파악됐다.

시교육청은 적수 피해지역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서구 검단·검암·청라와 영종도 일대 초·중·고교 62곳에 자체 조리한 급식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단설 유치원 4곳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인천시는 113개 소화전에서 11만7000t의 물을 방류한 뒤 이날부터 적수 발생은 잦아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직수 공급방식인 단독주택과 달리 저수조 물탱크를 거쳐 가정으로 공급되는 아파트에서는 이날도 적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물탱크 내 물을 방류하고 청소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천시는 공동주택 물탱크 청소비와 정수기 필터 교체 비용을 시 예산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이현준 기자 chungsong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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