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故 이희호 여사 생애 기억하며 유언 실천해야”

이낙연 “故 이희호 여사 생애 기억하며 유언 실천해야”

기사승인 2019-06-14 09:58:54


이낙연 국무총리가 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예배 조사를 통해 “이제 남은 우리는 여사님의 유언을 실천해야 한다”며 “고난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 여사님의 생애를 기억하며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여사의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 총리는 14일 오전 열린 장례예배에서 “여사님은 유언에서도 하늘나라에 가 우리 국민과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하셨다”며 “하나님께서 여사님의 기도를 받아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 총리는 “이제 우리는 한 시대와 이별하고 있다. 한국 현대사 그 격랑의 한복판을 가장 강인하게 헤쳐오신 이 여사님을 보내드리려 한다”며 “여사님은 유복한 가정에서 나고 자라셨다. 그러나 안주하지 않고 유학을 마치자 여성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드셨다. 평탄하기 어려운 선구자의 길을 걸으셨다”고 했다.

이어 “(여사님은) 아이 둘을 가진 홀아버지와 결혼하셨다. 결혼 열흘 만에 남편은 정보부에 끌려가셨고 바다에 수장될 위험과 사형선고 등 다섯 차례나 죽음의 고비를 겪으셨다. 가택연금과 해외망명도 이어졌다”며 “그것은 길고도 참혹한 고난의 서국이었다”고 했다.

이 총리는 “그러나 여사님은 흔들리지 않으셨다”며 “남편이 감옥에 계시거나 해외망명 중이실 때도 여사님은 남편에게 편안함을 권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하나님의 뜻에 맞게 투쟁하라고 독려하셨다. 훗날 김 전 대통령님이 아내에게 버림받을까봐 정치적 진로를 바꿀 수 없었다고 고백할 정도였다”고 했다.

또한 “여사님은 그렇게 강인하셨지만 동시에 온유하셨다”며 “동교동 숙직 비서들의 이부자리 직접 챙기셨고 함께 싸우다 감옥에 끌려간 대학생들에게는 생활비를 쪼개 영치금을 넣어주셨다. 여사님의 강인함과 온유함은 깊은 신앙에서 나오는 것이었음을 안다”고 했다.

그는 “여사님이 믿으신 하나님은 기나긴 시련을 주셨지만 끝내는 찬란한 영광으로 되돌려주셨다”며 “남편은 헌정사상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셨고 분단사상 최초 남북정상회담 실현. 우리국민 최초의 노벨평화상을 받으셨다. 어떤 외신은 노벨평화상의 절반은 부인 몫이라고 논평했다. 정권교체도 여사님의 몫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여사님, 우리 곁에 계셔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면서 “그곳에서 대통령님과 함께 평안을 누리십시오. 고난과 영광의 한 세기, 여사님이 계셨던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었음을 한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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