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태수 작년 12월 사망 결론…2000여억 국세 환수 물 건너가

검찰, 정태수 작년 12월 사망 결론…2000여억 국세 환수 물 건너가

기사승인 2019-07-04 16:52:43

검찰이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해외로 도피한 정태수(1923년생) 전 한보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고 최종 결론내렸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4일 정 전 회장의 넷째 아들 한근(54)씨가 제출한 사망확인서 등 관련 서류가 진본이라는 사실을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전 회장과 함께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가 지난달 22일 체포돼 강제 송환된 한근씨로부터 부친 사망과 관련한 증거를 제출받고 진위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을 해 왔다.

검찰은 에콰도르 출입국관리소와 주민청 내부시스템에 정 전 회장의 사망이 등록된 사실과 한근씨 노트북에서 정 전 회장의 사망 직전과 입관 사진, 장례식을 촬영한 사진과 1분 분량의 동영상을 확인했다.

한근씨는 과야킬 시청이 발급한 사망확인서와 사망등록부, 무연고자 사망처리 공증서류, 화장증명서와 장례식장 비용 영수증 등을 검찰에 제시하면서 “정 전 회장이 작년 12월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한근씨는 지난해 12월1일 부친이 숨지자 이튿날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근씨는 현지 변호사로부터 모든 절차를 책임지겠다는 공증을 받고 사망신고 등 행정절차를 밟았다. 부자 모두 남의 인적사항을 빌려 도피생활을 한 탓에 서류상 부자관계가 인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은 이같은 정황과 객관적 기록을 종합해 정 전 회장이 숨진 것으로 결론내리고 한근씨가 송환되면서 제출한 유골함을 유족에게 인도했다.

앞서 정 전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대학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2007년 5월 지병 치료를 이유로 출국했다. 법원은 정 전 회장이 국내에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2009년 5월 징역 3년6개월을 확정했다.

한근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동아시아가스 자금 3270만 달러(당시 한화 322억원)를 스위스 비밀계좌에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1998년 6월 도주했다.

정 전 회장의 사망이 확인됨에 따라 징역형 집행은 불가능해졌다. 체납된 국세 2225억2700만원 환수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국세청은 정 전 회장 부자가 해외에 은닉한 재산이 발견될 경우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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