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이렇다보니 당뇨 환자들의 관심이 대사수술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당뇨환자와 고도비만환자의 대사수술은 수술기법에 있어서는 동일한 반면 그 치료 목표와 원리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 선택에 있어 환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원하는 만큼의 ‘체중 줄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비만수술은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수술법이 달라진다. BMI가 45 이상인 경우 위우회술, 그 이하인 경우는 위소매절재술로 각각 진행된다. BMI가 높지 않더라도 식도염 정도에 따라 위우회술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비만수술의 대부분이 BMI를 기반으로 수술법이 결정된다.
반면에 당뇨수술은 ‘혈당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당뇨수술이 췌장 기능과 당뇨 중증도, 당뇨 발병기간에 따라 수술법이 결정되는 것은 비만수술과의 결정적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당뇨병 상태가 심하고 췌장 기능이 떨어져 있을수록, 또 단백뇨와 같은 당뇨 합병 상태가 많을수록 위우회술이 적합한 수술법에 해당한다. 반면 당뇨 기간이 짧고 췌장 기능이 우수한 경우에는 수술의 안정성이 높은 소매절제술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수술법이 동일한 위우회술로 하더라도 위-소장, 소장-소장 연결부위 간 거리를 달리함에 따라 치료 결과에 있어서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내분비외과 전문의 김종민 원장은 “당뇨를 수술로 치료하는 원리인 인크레틴 기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내분비외과 전문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당뇨대사수술에 있어 의료진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장관호르몬 체계를 이해하고 내분비적 사고로 환자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내과에서 의뢰된 환자만 외과적으로 수술한다는 식의 생각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당뇨환자의 대사수술 효과를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에 맞는 최적의 수술법 접근이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 된다. 수술법 결정과 함께 수술 과정상 당뇨환자 개개인의 체내 상태를 고려한 맞춤 수술이 중요하며, 수술 후에도 일정기간 동안 당뇨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의의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이다.
내과 전문의 윤성희 원장은 “모든 당뇨환자가 대사수술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의 종류, 나이와 BMI, 췌장의 기능 그리고 당뇨를 앓았던 기간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며 ”’당뇨수술’은 전문가의 엄격한 환자 선별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비만수술'과 '당뇨수술'은 그 뿌리가 같고 동일한 메커니즘의 치료지만, 환자별 적용법이 다르다는 데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당뇨병 환자의 대사수술은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김영보 기자 kim.youngb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