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부가 서울·대구·광주 3곳을 제외하고 모두 폐지된다. 명칭도 ‘특수부’에서 ‘반부패수사부’로 바뀐다. 이로써 1973년 대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가 4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1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명칭 변경을 위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오는 15일 국무회의에 상정한다고 밝혔다.
전국 18개 검찰청 중 현재 특수부가 있는 곳은 서울·인천·수원·대전·대구·광주·부산 7개청이다. 사라지는 수원·인천·부산·대전 4개 검찰청의 특수부는 형사부로 전환된다. 이들 4개 검찰청에는 특수부서가 각 1개 설치돼 있으며 부서당 4∼5명의 검사가 근무 중이다.
존치되는 특수부가 맡는 수사는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 중요 기업 범죄 등으로 구체화한다.
특수부 축소·폐지는 오는 국무회의 의결 후 즉각 시행된다. 다만, 시행일인 15일 기준으로 각 검찰청 특수부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선 개정안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법무부는 또 ‘인권보호수사규칙’을 이달 중 제정해 장시간·심야조사를 제한하고 부당한 별건수사와 수사 장기화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규칙에 따르면 검찰의 1회 조사는 총 12시간(조서열람·휴식 제외한 실제 조사시간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조사 후 8시간 이상 휴식도 보장해야 한다. 심야조사는 밤 9시∼새벽 6시 사이 조사로 규정했다. 피조사자의 자발적 요청이 없는 한 심야조사는 제한한다.
이밖에도 전화·이메일 조사를 활용해 참고인·피해자의 검찰청 출석조사를 최소화하고, 출석 후에도 참고인 등이 불필요하게 검찰청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일을 금지한다. 검찰의 출석 요구·조사 과정은 기록으로 남기도록 했다.
법무부는 각 검찰청이 부패범죄 등 직접수사의 개시· 처리 등 주요 수사 상황을 관할 고등검사장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피의사실 공표 금지와 관련해 공개소환 전면 폐지, 전문공보관 제도 도입 등 대검 의견을 반영해 이달 중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8일 법무부장관에 취임한 지 한 달에 즈음하여 ‘국민과 검찰이 함께 하는 검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오늘은, 지난 12일 법무부와 대검의 협의 결과와, 13일 고위 당·정·청 협의 결과에 따른 ‘검찰개혁의 제도화 성과’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검찰개혁의 첫 번째 ‘대통령령’ 개정사항으로, 특별수사부 명칭을 폐지하고, 부서를 축소합니다. 검찰이 본연의 역할인 ‘인권보호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근 대검도 특별수사부를 운영하는 검찰청을 3개청으로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법무부는 대검의 의견을 수용하여, 현재 7개청에 있는 특별수사부를 서울중앙지검.대구지검.광주지검 3개청에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존치하는 3개청 특별수사부의 명칭도 ‘반부패수사부’로 변경합니다. 이로써 1973년 대검에 특별수사부가 설치되면서부터 시작된 ‘특별수사부’라는 명칭이 약 45년 만에 폐지됩니다. 명칭 변경을 통하여, 그 동안 특별수사부의 수사가 일반 형사 사건과 다른 ‘특별한’ 수사를 의미하는 것처럼 비춰졌던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 소수 특수부 중심으로 운영되었던 조직 문화를 형사부·공판부 중심으로 바로 세우고자 합니다.
수사대상을 ‘검사장이 지정하는 사건’으로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규정을 개정하여, ‘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 중요기업범죄’ 등으로 구체화하였습니다.
특별수사부가 폐지되는 인천지검·수원지검·대전지검·부산지검 4개청에서는 특별수사부를 형사부로 변경하여 민생사건을 보다 충실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법무부는 이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개정안을 내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 등 직접수사부서 축소, 전국 각 검찰청의 형사·공판부를 제외한 직접수사부서 축소에 대해서도 대검찰청과 협의하여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입니다
다음으로, 법무부훈령인 ‘인권보호수사준칙’을 법무부령인 ‘인권보호수사규칙’으로 상향 입법하여 규범력 및 실효성을 강화하겠습니다. 대검 등 관계기관에 의견조회 중이고, 10월 내로 제정할 예정입니다.
①1회 조사는 총 12시간(열람·휴식 제외한 실제 조사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조사 후 8시간 이상 연속 휴식을 보장합니다.
② 심야조사를 ‘21시부터 06시 이전 조사(열람시간 제외)’로 명시하고, 자발적 신청이 없는 이상 심야조사를 제한합니다.
③ 부당한 별건수사를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부당한 별건수사 및 수사 장기화에 대한 실효적 통제 방안을 마련합니다.
④ 부패범죄 등 직접 수사의 개시, 처리 등 주요 수사 상황을 관할 고등검사장에게 보고하고 사무감사로 적법절차 위반 여부 등을 점검합니다.
⑤ 전화·이메일 조사 활용 등 출석 조사 최소화, 출석 후 불필요한 대기 금지, 수용자 등 사건관계인에 대한 지나친 반복적 출석요구 제한, 출석요구 과정을 기록하도록 규정을 신설합니다.
⑥ 사건관계인을 친절, 경청, 배려하는 자세로 대하고, 모멸감을 주는 언행을 금지하도록 규정합니다.
위와 같이 인권 존중과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위한 내용들을 담아 ‘수요자인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수사관행 변화’를 이루겠습니다. 이를 통하여 검찰이 진정으로 인권을 보호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법무부는 공개소환 전면 폐지, 전문공보관 제도 도입 등 대검찰청의 의견을 반영하고 관계기관의 의견수렴을 거쳐 피의사실 공표 금지 방안을 10월 중 확정할 예정입니다.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을 실질화하겠습니다. 검찰공무원의 비위 발생 시 검찰청이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법무부의 직접 감찰 사유를 추가하여 검찰에 대한 1차 감찰권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법무부훈령 법무부 감찰규정 을 10월 중 개정하겠습니다.
검사가 감찰관으로 임용되는 경우를 차단하기 위해 현행 감찰관 임용 대상자에서 검사를 삭제하는 내용으로 대통령령「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를 개정하겠습니다.
감찰위원회의 실질적 운영을 위하여, 외부위원의 비율을 현행 2분의 1에서 3분의 2 이상으로 늘리고, 비법조인의 비율을 2분의 1 미만으로 하는 내용으로 대통령령「법무부 감찰위원회 규정」을 개정하겠습니다.
검사의 의원면직 사례 중, 중징계 사안임에도 법무부가 비위사실을 인식하지 못해 중징계 여부에 대한 판단 없이 의원면직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원면직 제한사유 의견조회 시 해당 검찰청은 진상확인 단계라 하더라도 ‘비위사실 조사 중’으로 회신하도록 의무화하고, 회신 내용에 대해서는 법무부에서 중징계 해당 여부를 철저히 규명하여 중징계 비위 혐의자의 의원면직을 엄격히 차단하겠습니다.
한편, 징계사안임에도 검찰에서 징계하지 아니한 사례와 부당하게 의원면직 된 사례 등 미비점이 있는 경우에는 법무부가 2차 감찰권을 적극 행사하고, 검찰청에서 시행되고 있는 예규, 훈령 등을 상시로 점검하여 상위 법령 위반 사례가 발견되면 바로 시정 조치하겠습니다.
비위를 저지른 검찰구성원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되는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반드시 구상권을 행사하여 비위행위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책임 부과가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드린 검찰개혁 추진 사항은 모두 대통령령, 시행규칙, 훈령 등 법제화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법제화, 제도화에 못지않게 온 국민이 열망하는 검찰개혁의 방향은 ‘국민 중심의 검찰 조직 문화 정립’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그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을 위한, 국민 중심의 검찰 조직 문화가 반드시 정착되어야 합니다. 기수, 서열, 상명하복 중심의 권위적 조직 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검사와 검사, 검사와 직원, 조사자와 피조사자 사이에서도 ‘인권존중’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검찰구성원들도 뜻과 지혜를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법무부도 검찰의 조직문화 변화를 위해, ‘연내 추진과제’로 발표한 ‘인사 제도 개선과 투명하고 공정한 사건배당 및 사무분담 시스템 확립, 전관예우 근절 방안 마련’ 등 제도 개선 및 조직문화 정립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촛불 국민들은 다들 자기 일을 하러 나온 것에 불과하다’는 어느 기사 제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하라는 말씀을, 국민들께서 먼저 몸소 실천하며 저를 일깨워주셨습니다. 마지막까지 제게 주어진 일과 소명에 사력을 다하겠습니다.
검찰개혁의 법제화, 제도화 완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법률 개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민들의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도 법률 개정으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공수처 도입, 검경수사권 조정 입법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습니다.
저는 ‘검찰개혁의 도약대’가 되겠습니다. 오늘의 노력이 모여 몇 년 후의 미래 검찰 모습은 ‘사람이 먼저다’를 가장 앞서서 실천하고 있는 ‘국민, 인권 중심의 검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번만큼은 저를 딛고 검찰개혁이 확실히 성공 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끝까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