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총장을 역임한 박홍 신부가 9일 향년 77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박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신장 투석을 받아 몸 상태가 악화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이곳에서 당뇨 합병증 판정을 받고 장기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전 4시 40분 선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수회 소속 신부였던 그는 1989년부터 8년간 서강대 총장을 지낸 그는 1990년대 학생운동 세력이던 ‘주사파’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1994년 김영상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4개 대학 총장 오찬에서 “주사파가 (학원가에) 깊이 침투해 있다”며 “주사파 뒤에는 사노맹이 있고, 사노맹 뒤에는 북한의 사로청, 사로청 뒤에는 김정일이 있다”고 발언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고해성사하러 온 학생에게서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신도들로부터 고해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논란을 겪은 탓인지 1998년 서강대 재단 이사장에 내정됐으나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2002년에도 재단 이사장에 내정되며 학교가 한바탕 내홍을 겪었으나 이듬해 학생들 반대 속에 이사장에 취임했다.
1941년 경북 경주에서 6남4녀 중 4남으로 태어나 가톨릭대와 대건신학대를 거쳐 70년 사제를 서품했다. 서강대 종교학과 강사와 교수를 거쳐 총장, 재단 이사장으로도 활동했다. 2003년에는 정부로부터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발인은 11일,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