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리포트] 연말연시 통풍성관절염 퇴치법, "일단 식탐부터 버려라"

[쿠키리포트] 연말연시 통풍성관절염 퇴치법, "일단 식탐부터 버려라"

기사승인 2019-12-24 09:48:20
#송년회와 신년회 불청객 통풍, 이렇게 극복하라
#송정수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한국통풍연구회 회장)
바야흐로 요즘은 송년회와 신년회의 계절이다. 지난 세월을 정리하고 다가올 세월을 다짐하는 건전한 모임에 빠지지 않는 것이 술과 고기이다. 

필자가 오늘 만난 통풍 환자도 평소에 식생활습관 관리를 잘 하다가 요즘 송년회를 하느라 거의 매일 술과 고기를 많이 먹고 오늘 새벽에 오른발에 심한 통증이 생겨서 얼굴을 찡그리고 절뚝거리며 진료실로 왔다. 이런 환자를 매년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통풍은 한자로 아플 痛(통)자 바람 風(풍)자를 쓴다. 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으로 모든 질병 중에 가장 아픈 병으로 질병의 왕이라고 불린다. 

통풍은 주로 발가락이나 발목 관절에 심한 염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적인 증상인데 그 통증이 너무 심해 통풍으로 관절이 아픈 경우를 발작이라고 부르며, 이는 출산의 고통보다 더 심하다고 한다. 

통풍을 10년 이상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에는 만성 결절통풍으로 진행이 되는데, 그런 경우에는 요산이 관절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온몸의 혈관과 콩팥에도 쌓이면서 만성 콩팥병,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 중풍, 심장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통풍에 대한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통풍의 원인은 크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구성되는데 유전적인 요인은 신장에서 요산을 잘 배설하지 못해 몸속에 요산이 쌓여서 생기는 요인이다. 이는 통풍의 가족력으로 알 수 있으며, 뚱뚱하지 않고 술도 많이 마시지 않는데 혈액검사에서 요산이 정상보다 높게 나오면 통풍의 가족력을 의심할 수 있다.

통풍의 환경적인 요인은 술과 고기를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아 뚱뚱해지는 것이다. 통풍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모두 겸비되어야 발생한다. 유전적인 요인은 아직 현대의학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 하지만 환경적인 요인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 그 변화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식탐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식탐은 과다한 식욕으로 음식에 지나치게 탐닉해 있거나 육신이 음식에 점령당한 상태를 말하며, 단테의 신곡에서도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악 중의 하나로 식탐이 지목되고 있다. 

식탐은 너무 빨리 먹는 식탐, 너무 비싼 음식을 먹는 식탐, 너무 많은 양을 먹는 식탐, 너무 오래 먹는 식탐, 너무 거하게 먹는 식탐 등의 5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어느 경우에 해당되든 식탐은 결국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통풍, 동맥경화와 같은 죽음에 이르는 성인병을 불러온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여러 이유로 건강한 사람보다 사망률이 1.3배 증가한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탐을 절제하고 음식조절이 중요하다. 우선 모든 종류의 술을 조심해야 한다. 맥주뿐 아니라 막걸리나 소주나, 포도주 등 모든 술은 그 알코올의 양에 비례하여 통풍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 청어, 고등어, 정어리, 꽁치 등의 등푸른 생선, 새우, 바닷가재 등도 많이 먹으면 통풍을 일으킬 수 있다. 

필자는 술과 고기를 먹어도 되느냐는 통풍환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술 대신에 생수를 드시고 고기는 딱 1인분만 드세요.” 죽음으로 인도하는 식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고통스런 통풍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오늘 저녁 송년회는 절제하는 회식으로 가볍게 마쳐야겠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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