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대표운용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올해 초 내놓은 행동주의 펀드가 견조한 수익을 내면서 가치투자 사모펀드 실험에 성공적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국내 가치투자 전도사’로 불리는 이채원 대표이사가 수장으로 있는 운용사로서 공모펀드를 넘어 사모펀드까지 장기투자 실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6년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지침)가 국내에 처음 도입되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한국투자밸류운용도 기존의 가치투자의 철학을 토대로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 및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올해 초 선보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한국밸류 사파이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4억2178만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영업수익)은 21억1755만원에 달한다.
그동안 공모주 위주의 펀드를 운용했던 한국투자밸류운용도 사모펀드 시장이 커져가면서 수요층도 다변화하고 있어서다. 또한 공모펀드는 전체 자산의 10% 이상을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없다는 태생적 한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올해 ‘한국밸류 사파이어’ 펀드를 비롯해 4개의 사모펀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 가운데 행동주의 사모펀드 ‘한국밸류 사파이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는 저평가 가치주 가운데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쿼티 헤지(Equity Hedge)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대표는 “프렌들리한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사모펀드”라며 “최근 주주행동주의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펀드는 헤지펀드 스타일로 운용하다 보니 큰 수익 보다는 안정성 위주로 가기에 변동성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치투자 중심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행동주의 펀드 조성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은 주주가치 제고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 등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채원 대표는 “기존의 공격적인 행동주의 펀드와 달리 지배구조에 좋은 변화가 올 수 있는 기업을 초기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KISCO홀딩스에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담은 주주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밖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지난해 7월에 내놓은 행동주의 공모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주주행복증권투자신탁’도 올해 초 기준 6%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주주가치가 저평가 되어 있는 종목 및 주주가치의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 투자해 장기적인 자본증식을 추구하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