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ENT리포트] 축농증 수술법, 어디까지 발전했나?

[하나ENT리포트] 축농증 수술법, 어디까지 발전했나?

기사승인 2020-02-20 11:18:06

#축농증 수술 어디까지 발전했나?
#글// 이건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센터 전문의

이건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센터 전문의

축농증(부비동염) 수술을 한다고 하면 ‘턱뼈를 깨고 수술했다’, ‘수술 후 냄새를 못 맡았다’, ‘수술 후 통증이 너무 심했다’ 등 여러 후기들이 들려온다.

하지만 이런 후기는 과거의 이야기이다. 축농증 수술은 이제 뼈는 물론 피부 절개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됐으며, 수술 후 통증도 크게 줄었다.

축농증 내시경 수술은 이비인후과 영역의 수술 중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로, 2017년 한 해 동안 총 5만 9,314건이 이루어졌다.(건강보험공단 수술통계연보) 지금은 축농증 수술이라고 하면 당연히 내시경 수술을 떠올리지만 이 수술법이 일반화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윗잇몸을 절개한 뒤 뼈를 깨뜨리고 부비동으로 접근해 부비동 속의 고름과 병든 점막을 일일이 긁어내 제거해야 했다. 당연히 환자가 느끼는 고통과 출혈이 컸고, 수술 후 재발이 잦았다.

반면 내시경 수술은 간편할 뿐만 아니라 치료 효과도 매우 크다. 병적인 점막은 제거하고 정상점막을 보존하기 위해서 콧구멍을 통해 내시경으로 보면서 부비동의 입구를 넓게 만들어 주는 수술 방법이다. 이로 인해 부비동에 고여있던 염증성 분비물이 배출되고 환기가 이루어져 점막이 정상화되고 축농증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축농증 부비동 풍선카테너 수술 광경.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제공
축농증 부비동 풍선카테너 수술 광경.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제공

이를 ‘부비동 내시경 수술’이라 한다. 내시경 수술로 축농증 환자들의 부담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재발률도 감소했다. 예전 수술법의 재발률이 50%였다면 내시경 수술은 완치율이 90%이다. 기존 수술법이 고여서 썩은 물을 제거해 주는 것이었다면 내시경 수술은 염증을 제거하면서 콧물의 흐름이 원활하도록 부비동의 구조를 변경하는 수술로 재발 가능성이 훨씬 작다.

만약 재발을 한다고 해도 수술 전보다 증상이 경미하여 대개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축농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다. 이처럼 축농증 수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했지만 수술 후 쉽게 재발한다는 잘못된 정보로 망설이는 분이 많다. 수술 후 정기적으로 경과 진찰을 받고, 감기에 걸릴 시 적극적으로 관리만 해준다면 재발할 확률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만성 축농증 환자 중 코 뼈가 아직 성장 중인 어린이나 청소년인 경우, 고령이나 임신 등의 사정으로 수술 후 회복과정이 힘들 것으로 예상될 때는 부비동 내시경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고려할 수 있는 것이 부비동 풍선 확장술(카테터술)이다.

축농증 내비게이션 수술 광경.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제공
축농증 수술 전(왼쪽)과 후 부비동 모습.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제공

2014년 신의료기술로 지정된 ‘부비동 풍선 카테터술’은 좁아진 부비동 입구를 넓혀 부비동의 환기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수술법이다. 내시경으로 수술 부위를 직접 보면서 시행하는데 가느다란 관을 통해 풍선 카테터를 부비동 입구로 밀어 넣은 뒤 풍선을 팽창시켜 부비동의 입구를 넓혀 준다. 이후 필요에 따라 추가로 부비동을 세척한 뒤 수술을 마무리 한다.

부비동 풍선 카테터술은 기존 부비동 내시경 수술과 비교할 때, 정상적인 뼈나 점막 구조를 제거하지 않기 때문에 출혈이나 통증이 적어 회복이 빠르고 콧속 패킹을 하지 않아 이로 인한 불편함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축농증에 풍선 카테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또한 축농증 수술 시 복잡한 콧속 구조로 인해 다른 신체 기관이나 신경을 건드려 생기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비게이션의 원리를 활용하여 부비동과 염증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부비동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하여 수술한다. 부비동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환자의 부비동 CT 영상을 지도처럼 3차원으로 구현해 수술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병변의 위치나 부비동과 주변의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술 기구가 콧속에서 움직이는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수술할 수 있어 합병증을 줄이고 세밀하고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이러한 발전된 수술 방법으로 좀 더 정확하면서도 안전하고 편한 축농증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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