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께 치명적인 코로나19… 노령인구 많은 지자체 대책은?

어르신께 치명적인 코로나19… 노령인구 많은 지자체 대책은?

노인 시설 폐쇄…돌봄 체계 강화

기사승인 2020-03-03 02:00:00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19의 치명률이 고령자에게서 높게 나타나 노인 건강 관리 대책이 긴요하다. 각 지자체는 노인을 위한 시설을 폐쇄하는 한편, 재가 노인 돌봄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대다수는 노인 환자로 파악됐다. 전체 환자 연령대를 보면 20대가 약 1600명으로 가장 많고, 70세 이상이 273명으로 가장 적었다. 그러나 사망자는 대부분 70세 이상 환자들이었다. 2일 기준 확인된 코로나19 환자 중 사망자 24명의 연령은 70대이상 10명, 60대가 7명, 50대 5명, 40대와 30대 각각 1명 등이다. 완치된 환자 28명 중 70대 이상은 단 1명이었으나, 그는 퇴원 6일만에 바이러스가 재발해 다시 격리됐다.

이에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각별한 방역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지침에 따라 각 지자체들은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 노인 다중이용시설을 일괄 폐쇄했다. 서울시에서 노령화지수가 가장 높은 중구 구청 관계자는 “선제적 대응으로 관내 모든 노인 시설 출입구를 단일화한 후 방문 노인들의 체온과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해 왔다”며 “지난달 23일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로는 모든 노인 시설을 잠정 폐쇄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종로구의 경우 노인들이 즐겨 찾는 탑골공원도 지난달 20일부터 폐쇄했다.

전국에서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인 전남과 경북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남도청 노인복지과 관계자는 “전남은 노인인구 비율이 22.6%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로, 감염병에 상당히 취약하다”며 “관내 경로당 9121개소, 노인복지관 28개소, 노인교실 44개소 등을 2월 말부터 일괄 휴관 조치했다”며 “독거·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노인무료급식소 145개소도 전면 운영 중단했다”고 말했다. 경주시청 노인복지팀 관계자도 “관내 경로당과 노인복지센터 700여개소와 노인무료급식소 4곳을 모두 이용 중지 후, 노인을 대상으로 가급적 자택에 머물 것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노인 시설은 폐쇄됐지만, 노인 대상 방문 돌봄 체계는 평상시와 같이 유지되고 있었다. 외출이 줄어든 노인들이 자택에 고립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방문 간호사 ‘찾동간호사’의 돌봄 서비스 운영을 유지하면서 돌봄 대상 노인들의 자택으로 매일 2회 전화 건강 면담을 추가 진행 중이다. 전남도청은 노인무료급식 중단 이후 관내 결식 우려가 있는 노인을 파악, 점심 대체식을 배달하고 있다. 경주시의 경우 매주 2회 독거노인 안부전화가 이뤄지고, 노인무료급식소에서는 간편식을 배부해 자택에서 각자 조리해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 관계자는 “노인 다중이용 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 확산 위험이 노인들이 자택에 머물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보다 중대하다”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노인·장애인 복지시설을 폐쇄한 이후, 이들의 고립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복지서비스 유지를 위한 공통 대응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안부전화 대상이 아니었던 노인들도 요청 시 서비스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어, 노인 돌봄 체계를 평소보다 강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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