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응급실 떠돌던 50대 뇌출혈환자, 응급수술로 생명을 구해
#제때 수술 가능한 병원 못 찾아... 5시간 만에 뒤늦게 수술
#뇌혈관질환 전문병원 위치를 평소에 알고 있어야...
#글// 허준 명지성모병원 의무원장(신경과 전문의)
얼마 전의 일이다. 2019년 11월 중순께다. 오전 10시 20분경 서울 모 미용학원에서 머리를 자르던 중국 동포 A(55) 씨가 갑자기 깨질 듯한 두통을 주위 사람들에게 호소하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A씨는 미용학원에서 가장 가까운 B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검사결과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 지주막하 출혈이 확인됐다. 하지만 B병원은 응급 수술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인근 대학병원으로 A씨를 전원 의뢰했다.
그러나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A씨의 보호자는 진료비 부담을 느껴 대학병원 치료를 거부했다. 결국 A씨는 다시 B병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동안 A씨는 응급처치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급기야 A씨는 서울 수도권 소재 한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으로 옮겨져 발병 5시간 만에 간신히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두개골을 열고 클립으로 파열된 뇌동맥류을 결찰하는 클립결찰술과 동시에 출혈 제거 및 두개골 절제술이 함께 이뤄졌다. 다행히 A씨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가게 되었다. 뇌혈관질환 응급수술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친 대가가 가혹했다.
이처럼 중증도나 질환과 상관없이 가장 가까운 응급실로 환자가 이송되고 중증 질환의 치료 가능한 응급실을 찾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쳐 평생 반신불수로 살아가야 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특히 A씨와 같은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 지주막하 출혈은 제때 치료받지 못할 경우 3분의 1은 사망에 이르고 3분의 1은 심각한 뇌 손상을 이르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적어도 4시간 안에 뇌혈관 내 시술과 응급수술이 동시에 가능한 시설을 갖춘 뇌혈관질환전문병원에 도착해야 생명을 구하고 장애를 피할 수 있다.
필자가 늘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뇌혈관 파열 또는 경색증 발생 시 1분, 2분 차이가 환자의 생명이나 예후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빨리 응급 수술 및 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만약 뇌졸중 가족력이 있다면 24시간 응급처치가 가능한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뇌졸중 환자 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뇌졸중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은 한정적이다. 정부는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을 더욱 육성하고,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뇌졸중 예방 및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피해구제 방법을 알리는 교육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명지성모병원은
서울 수도권에 하나뿐인 뇌혈관질환전문병원으로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으며 뇌혈관질환에 대한 전문적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전문의만 6명에 이른다. 웬만한 대형병원보다 신경외과 전문의 수가 많아 신속한 처치가 가능하다.
또한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으로서 체계화된 협력 시스템과 환자의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첨단기술 도입과 과감한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최첨단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장비인 ‘Philips, Ingenia(인제니아) 3.0T CX Q’는 수십억 원의 초고가 장비다. 이를 포함해 총 3대의 MRI 장비와 뇌혈관을 조영해 볼 수 있는 최첨단 장비(Siemens, Artis Zee Biplane XA)도 2대나 갖추고 있다.
신경외과뿐만 아니라 신경과, 재활의학과, 심장내과, 내과의 다학제적 협진을 시행해 시술이나 수술 후 재활은 물론, 뇌졸중 후유증, 합병증까지 전 과정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 치료시스템을 구축해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