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폐섬유화증이란 무엇인가

[한방의숨결] 폐섬유화증이란 무엇인가

기사승인 2020-06-18 10:38:36

#폐섬유화증이란 무엇인가?
#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간질성 폐질환의 하나로, 병의 경과가 좋지 않고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치료 방법도 없는 질환이 폐섬유화증이다. 섬유화 현상으로 폐가 딱딱하게 굳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병증이다. 

조직학적으로는 폐가 벌집모양(honeycombing)과 일정하지 않은 모양(heterogenicity)이 혼재할 때 폐섬유화증 판정을 내린다. 장기간 흡연 경력이 있는 중년층에게서 흔하다. 딱딱해진 폐가 제 역할을 못하니 숨쉬기가 불편해진다(호흡곤란). 저산소증 혹은 심근경색증을 합병, 졸지에 사망할 위험도 높아진다. 특발성 간질성 폐질환(IIP)의 60~70%가 이 병증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람의 폐는 그 크기가 비교적 큰 장기에 해당되며, 부피 뿐아니라 폐포의 개수 또한 수억에 달할 정도로 많다. 일부분의 폐 손상이나 섬유화 진행이 있다고 해서 호흡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폐섬유화증이 진행 중인 조직은 원래 모습을 회복하기가 불가능하고, 섬유화 부위가 점점 확장되면서 폐 기능을 계속 떨어뜨리는 것이 결국 문제가 된다. 물론 섬유화 진행 속도는 환자마다 차이가 있다. 

다만, 누구든지 섬유화 현상이 심해질수록 차츰 숨이 가빠지며 호흡하기도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생명유지에 중요한 호흡에 섬유화증으로 인해 이상이 오는 것이다. 폐섬유화증을 만성 중증질환으로 분류하며, 발병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진행 속도를 늦추고 섬유화로 손상된 폐포 조직을 재생시킬 방도를 빨리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화관과 달리 폐는 들어가는 길은 있지만 나가는 길은 없다고 한다. 따라서 폐로 유입되는 것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흡연, 환경적인 오염원 등 폐 손상 위험이 있다고 알려진 요소들부터 퇴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리가 숨을 통해 들이마시 공기 상태가 맑아야 한다. 그러자면 평소 실내 환기를 자주 함으로써 실내 공기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장소에 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감염에 대비해야 한다. 평소 체력과 컨디션 조절을 잘 하고 주기적으로 필요한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폐섬유화증이 왜 생기는 것인지 현재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게 없다. 가장 널리 인정되는 가설은 이 병에 걸릴 만한 요인이 있는 사람에게 알 수 없는 자극이 계속 가해졌을 때 대기환경, 바이러스, 유전 등의 다양한 인자가 매개체 역할을 하리라 생각된다. 흡연도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흡연자에게서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폐섬유화증이 진행되면 호흡곤란과 함께 기침, 청색증(저산소증에 의해 입술주변이 파랗게 질리는 현상), 곤봉지(만성적인 저산소증에 의해 손가락 끝이 둥글게 되는 현상) 등의 이상증상을 겪게 된다. 폐섬유하가 가속화될수록 이 증상들은 심해지고 만성적인 호흡곤란과 저산소증을 잇달아 겪기 쉽다.

거듭 말하지만 폐섬유화증의 진행속도는 환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몇 년 사이 사망을 하게 되는 좋지 못한 예후도 있지만 또 꽤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을 받은 환자라도 수년에서 수십 년 이상 병증이 크게 심해지지 않을 수 있다. 환자 자신이 병증을 잘 관리한 것이 주주효했겠지만 개인적 특질의 영향일 수도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남은 수명이 얼마인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폐섬유화증 환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실 생활에 적용해 호전 기회를 늘려나가는 것이라 본다. 

폐섬유화증에 특별히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생활법은 없다. 다만 병증이 진행되면 환자가 알게 모르게 소화력이 떨어지고 입맛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어 평소의 식단에서 양질의 영양을 섭취하도록 신경을 써 주는 것이 좋겠다. 자극적인 음식이나 화학조미료로 맛을 낸 식품은 되도록 멀리 하자. 

소화가 어렵다면 여러 차례에 분할해서라도 영양섭취를 해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생황이 권장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유산소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밤새 숙면을 취하려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료를 통해 병증의 진행을 늦추거나 줄이며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개선하고 폐활량을 늘려 실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섬유화가 진행 중인 폐 조직은 양·한방, 어떤 치료를 해도 ‘완치’ 라는 말을 쓸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만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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