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미국 인종차별 항의시위에서 발생한 폭력사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좌파 배후 주장과 달리 극우파 세력의 활동인 것으로 밝혀졌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고위관리들이 그간 ‘인종차별항의시위 내에서 발생한 폭력시위가 급진좌파, 안티파로부터 비롯됐다’ 주장해온 가운데 실제 시위에서 발생한 일부 폭력행위가 극우단체의 주도하에 일어났다”고 밝혔다.
WP의 보도에 따르면 주도세력으로 밝혀진 단체는 극우 극단주의 조직인 ‘부걸루’이다. 부걸루는 구체적인 본부나 지휘체계를 확인할 수 없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총기소유, 반정부 활동 등을 지지하는 극우 백인우월주의 사상을 공유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폭력과 중무장을 옹호하며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종차별 시위에서는 부걸루 지지자들이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군식 소총을 소지한 채 등장하는 등 폭력행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달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시위에 참여한 한 부걸루 지지 남성에게 군형 소총, 권총, 탄약, 방독면 등을 발견, 압수했다. 라스베이거스 시위에서는 화염병 등 폭발물 사용을 준비한 남성 3명이 체포됐는데, 이들은 모두 부걸루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캘리포니아에서 경찰관 2명을 총격 살해한 스티븐 카리요도 부걸루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극단파의 정치활동을 연구하는 클린트 와츠 외교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이들의 숫자는 압도적일 것이다. 시위대에서 나온 폭력의 대부분은 극우파에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 전염병 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이들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경고했다. 보고서에서는 “부걸루 조직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서 활동하는 것이 정치적 시위에 파괴적이고 잠재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이를 우려한 페이스북은 ‘폭력과 선동에 대한 회사 정책’ 위반을 근거로 부걸루를 주제로 한 페이지, 게시물 등을 삭제해왔다. 또 부걸루 관련자들을 표적 대상으로 삼아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런 상황에도 미국 정부에서는 부걸루와 같은 폭력운동 전개 단체를 막을 수 있는 법적장치가 없어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법안에서는 총기소지 등이 헌법적으로 보호되기 때문에 연방수사국은 이들에게 주의를 표하는 정도의 조치만 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