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총격사건으로 한주간 52명의 피해자가 발생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지만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시카고에서 지난 한주간 발생한 총격사건 피해자는 52명으로 이 중 14명이 사망했고 지난달 31일은 60년만에 가장 많은 18명의 총격사건 사망자가 발생했다.
총격 난사로 어린 아이들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생후 20개월과 3살 짜리 아이들이 각각 부모의 차를 타고 가다가 총상을 입어 사망했다. 10살 아이는 시카고 북동부 로건스퀘어 인근 아파트를 걸어가다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이와 관련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을 묻는데 지쳤다. 도시는 ‘폭력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경찰, 거리 홍보팀, 외상 지원요원 등의 파트너들과 함께 공공안전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두배로 늘려야한다”며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봐야한다. 비극의 계절이 아닌 너그러움의 계절이 되기 위해 각자 무엇을 하고 있는지”라고 변화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나섰다. 그는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라이트풋 시장에게 서한을 보내 그들의 지도력을 비판함과 동시에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트럼프는 “이 위대한 미국 도시에서 계속되는 폭력이 소름이 끼친다”며 “중요한 문제에 대한 리더십 부족은 보호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실망시키고 있다. 이는 취약계층에 대한 헌신 부족과 법 집행기관의 존중 부족의 사례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이에 라이트풋 시장은 “트럼프로부터의 리더십 레슨은 필요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그는 “대통령이 우리 도시의 총기폭력 희생자들을 이용해 값싼 정치적 점수를 얻으려 한다”며 “인종차별적 언사를 내뱉고 미국 전역에 걸친 코로나19의 영향을 무시하는 가운데 그것은 비열하고 역겨운 전형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프레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대변인을 통해 “예측 가능하고 낡아빠진 전략”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던 아부다예 대변인은 “트럼프는 치명적인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인종적 정의를 요구하는 전국적인 시위로부터 시선을 돌리기 위해 또다시 언론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에) 의미있는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폭로, 건강이상설 등 잇단 악재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종전 최고치를 기록하며 재확산 추세를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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