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페이스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방치했다가 기업들에게 ‘유료 광고 보이콧’ 등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또다시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28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지지자들이 나오는 영상을 리트윗하고 “더 빌리지의 위대한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해당 영상에선 플로리다주 빌리지스에서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트럼프 시위대가 대치하는 영상이 담겼다.
문제가 된 것은 한 남성이 ‘화이트 파워’라고 두차례 외친 장면이다. ‘화이트 파워’는 백인의 권력을 의미하며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시위에 자주 등장하는 구호다.
이에 즉각 반발이 일었다. 상원의원 중 유일한 흑인인 팀 스콧 공화당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트럼프는 그것을 리트윗 하지 말아야했다. ‘화이트 파워’에 대한 언급은 불쾌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도 “우리는 지금 국가의 정신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대통령은 어느 한쪽편만 들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이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한지 약 3시간 만에 트윗을 삭제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슬로건(화이트 파워)를 듣지 못했다”며 “그는 빌리지스의 열렬한 팬이다. 트럼프가 본 것은 그를 향한 지지자들의 열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막말 여파가 페이스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폭도’라 칭하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에 트위터는 경고 딱지를 붙였지만 페이스북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인종차별과 혐오를 방치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자 코카콜라, 펩시, 스타벅스 등 10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페이스북 유료광고 보이콧에 나섰다. 이들은 “이익을 좇는 증오 확산을 중단하라(#StopHateForProfit)”는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광고 중단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의 매출도 큰 타격이 미칠 전망이다. 보이콧이 시작됨과 동시에 26일 페이스북 주가는 8.3%가 하락해 시가 총액 기준 560억달러(약 67조2000억원)이 날아갔고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재산도 72억달러(약 8조6000억원)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여전히 막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는 “곧 트위터 계정이 차단될 것 같다”며 “내 팔로워 수는 1억9400만명이다. 트위터가 날 차단하면 생각보다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