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식생활패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젊은층 대장건강 살펴야
#글// 배병구 에이치플러스(H+)양지병원 종양외과센터장
블랙팬서 채드윅 보스만이 43세의 젊은 나이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 팬들의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그의 목숨을 데려간 대장암은 초기증상이 거의 없어서 치료가 늦어지면 회복이 어려운 치명적인 질병이다.
특히 정기 검진의 필요성을 거의 못 느끼는 20~40대 젊은 층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호흡기 질환 외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대장암 등 대장질환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예방과 대비가 필요한 때이다.
요즘 젊은 층은 식생활도 과거에 비해 육류 중심식단과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과 염증성 장질환 등 대장질환 유병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0~40대 대장암(결장암, S상결장암, 직장암) 환자 수는 총 1만4593명(남 7910명, 여 6683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1만3396명)보다 1200명이나 증가한 숫자다.
대장은 결장과 직장으로 이루어진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장기이다. 대장암은 대장에서 발생하는 선암을 애기하는데 그 외 육종, 유암종, 림프종도 포함되며 발병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이라 하고 이를 통칭해 대장암이라고 한다.
2017년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국내 암 발병률 2위인 대장암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가족력)과 식생활 습관, 환경, 그 외 생활패턴 변화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어느 한 가지 원인이 대장암을 일으킨다고 할 수는 없고 복합적 원인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50세 이상은 공단 검진, 직장인 검진 등으로 조기발견이 가능하고 일반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젊은 층은 정기검진을 거의 받지 않아 어느 날 갑자기 대장암이 발견되면 고 위험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벼운 증상이라도 진료를 통해 필요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의 제일 흔한 증상 중 하나는 혈변이다. 50세 이상은 평소 항문 출혈이 있을 때 단순 항문질환인지, 대장 종양이 있는 것인지 정확한 원인을 가려 적절한 처치를 받도록 해야 한다. 갑자기 변비가 오거나 변을 가늘게 볼 경우, 배에 덩어리가 만져질 때, 혈변, 만성피로와 빈혈, 원인 모를 체중감소 현상이 나타나면 대장암 가능성을 체크해 봐야 한다.
흔히 대장내시경을 50대 이후에나 받을 수 있는 정기 대장암 검사로 생각해 많은 젊은이들이 검사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해 그냥 지나치게 된다. 나이, 성별을 떠나 위에 제시한 증상이 3~4주 이상 지속되면 주저 없이 의사 진단을 받고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대장암은 과거에는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려웠다. 증상이 있어 발견됐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가 대다수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 대부분 대장내시경 검진을 받을 수 있어서 대장암은 상당 수 조기 발견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다.
내시경 검진은 위내시경의 경우 2년, 대장내시경은 5년 주기로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공단 검진 항목에는 대변검사가 있는데 대변검사에서 혈액이 검출되면 대장암 등을 의심해 바로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대장 용종제거술을 받거나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2년에 한번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 진단 검사법은 직장수지검사, 대변검사, 그 외 이학적 검사, 혈액검사 등을 시행한다. 앞의 검사에서 대장암이 의심되면 CT검사나 대장내시경 검사로 발병 유무를 확인한다. 제일 중요한 대장내시경 검사는 항문으로 내시경이 들어가서 대장암 혹은 용종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용종은 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조기 제거할 수 있어서 선제적인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암은 아니지만 가벼운 용종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바로 제거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을 기본으로 한 정기 대장암 검진의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장암은 대장 점막에 생성된 암세표가 파고들며 자라나는데 그 깊이에 따라 병기가 결정된다. 암세포는 면역기관인 림프절을 통해 전이가 되어서 수술을 할 때는 종양부위와 림프절을 포함해 넓은 부위를 절제하는 근치적 수술을 진행한다. 대장암은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검진으로 조기발견한다면 완치율은 높아진다.
대장암 5년 생존율은 현재 80%에 육박한다. 아직 암이 대장에만 있는 국한 단계에서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은 96% 로 높아지나 간이나 다른 장기까지 전이되면 생존율은 19.3%로 크게 감소한다. 요즘 대장암 수술은 복강경을 주로 활용한다. 일반 개복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입원기간도 일주일로 많이 단축되었다.
초기 대장암은 내시경을 이용하여 내시경 칼로 암을 제거하는 비침습적 치료법인 점막 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조금 더 진행된 암은 복강경을 통한 절제수술을 해야하며 임파선까지 전이된 대장암은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