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코스피는 사람 나이로 치면 한창 청년기인 서른 일곱살입니다. 지난 1983년 1월4일 122.52로 처음 공표됐습니다. 코스피 지수의 흐름에는 지난 1980년대 이후 한국경제의 울고 웃는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120선으로 시작했던 코스피는 지난 1987년 8월 처음으로 500선을 넘어섭니다. 지난 89년 무렵, 처음으로 1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힘겨운 시기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지난 97년, 코스피는 500선을 다시 내줬습니다.
이후 ‘IT버블’로 불리는 시기가 오면서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다시 1000선을 넘어서는 급등의 시기가 오기도 했습니다. IT버블의 거품이 내려앉은 충격을 벗어나 코스피의 첫번째 전성기라고 부를 수 있는 시기는 지난 2007년까지입니다. 이 시기 사상 최초로 2000선을 돌파했습니다.
다만 지난 2008년에 닥쳐온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는 다시 하락기를 맞이했습니다. 이후 수많은 사태를 거치며 급락했다가, 다시 열심히 오르기를 반복했죠.
일평균 거래대금도 대폭 증가했습니다. 연초 이후 이달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은 특히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2000억원,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71.2%에 달합니다.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3개월 연속 70%를 넘어선 상황입니다. 국내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열기가 이렇게 뜨거웠던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3개월 연속으로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70%를 넘긴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니까요.
사실 최근 10여년간 주식시장은 개미들에게 그다지 인기가 없었습니다. 개인투자자는 최근 10여년간 계속 매도세로 일관해왔습니다. 특히 2030 젊은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매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지난 2015년 한국갤럽이 30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유리한 재테크 수단'을 조사했을 당시에는 은행 적금(25%)과 아파트·주택 구매(25%)를 가장 최고로 꼽았습니다. 주식투자는 11%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30대인 코스피와 동년배인 30대 동학개미들의 인식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최근 한국갤럽이 다시 재태크 수단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식투자(15%)가 2위로 올라섰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의 대부분의 연령대에서도 주식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비중이 지난해 대비 2배가량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최근의 개미 투자자 급증에 대해 “증시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경제환경의 변화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해볼 수 있다. 먼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확대로 증시주변자금이 풍부해지고 있다는 점이 있다. 또 초저금리의 지속으로 인해 금융시장에서 예적금의 매력도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부동산 규제 강화로 젊은 세대가 갭투자 등을 이용해서 부동산에 투자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점 등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젊은 세대의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최근 몇달간 2300~24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 1989년, 한 언론에서는 '1995년이면 코스피가 3000'을 찍을 것이라는 분석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한참의 세월이 흘렀지만 코스피는 한 번도 3000을 넘지는 못했죠. 개미들의 지지가 계속되면 언젠가 코스피가 3000을 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전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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