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축소·세대교체… 설 자리 없는 베테랑

예산 축소·세대교체… 설 자리 없는 베테랑

기사승인 2020-11-11 18:31:32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한국프로야구(KBO)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KBO 중심축이었던 1982년생 황금세대들이 은퇴한 데 이어 베테랑 선수들이 팀과 계약에 실패하고 자리를 잡지 못하는 추세다.

올해 KBO 정규리그가 끝난 뒤 LG 트윈스의 박용택(41), 정근우(38)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38) 등 한국야구를 대표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은퇴를 결정한 선수들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며 눈물과 함께 글러브를 내려놨다.

본인의 의지로 은퇴를 결정한 선수들이 있는 반면 구단 측에서 계약을 포기한 선수들도 속출했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정규리그가 끝나고 지난 1일부터 미계약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 중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명단이 눈에 띈다.

한화가 발표한 11명 중 투수 윤규진(36), 안영명(36), 송광민(37), 김회성(35), 외야수 이용규(35), 최진행(35) 등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미 김태균이 은퇴하는 등 출혈이 있던 상황에서 베테랑들이 대거 팀과 결별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 모색, 새로운 강팀으로의 도약 실현을 위해 쇄신을 이어나가기 위한 작업”이라고 사유를 밝혔다. 다만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송광민, 최진행, 윤규진, 안영명 등 프랜차이즈 선수들을 내보낸 것이 의외라는 평이다. 아직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주춤해 이들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SK 역시 11명과 계약을 포기했는데 투수 박희수(37), 윤희상(35)과 베테랑 타자 채태인(38)과 윤석민(35) 등이 포함됐다. 은퇴를 결정한 윤희상 외에도 SK의 왕조 건설에 일조한 박희수가 명단에 포함되자 팬들은 아쉬움을 표출했다.

올 시즌 하위권에 머문 SK와 한화는 리빌딩을 위해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아직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팀들마저 선수들과 일찌감치 계약을 종료하고 있다.

현재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두산 베어스는 지난 8일 13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이 중 권혁(37), 김승회(39), 정상호(38)가 명단에 들어있었다. 세 베테랑들은 은퇴를 결정했다. 이외에도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유격수 김주찬도 팀과 재계약을 맺지 않고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베테랑들이 대거 외면 받는 이유로는 세대교체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구단의 운영 자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올해 KBO리그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했지만, 대부분이 무관중이었다. 시즌 말미 관중 일부를 받았어도 턱없이 부족했다. 이전 대비 구단들의 수입이 크게 떨어지면서 막심한 재정적인 손해를 봤다.

결국 이는 선수단 물갈이로 이어졌고,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베테랑들이 미계약 대상 우선 순위가 되는 결과를 낳았다. 구단들은 이번을 계기로 베테랑 보다는 어린 선수들에게 더욱 기회를 줄 전망이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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