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아나운서 / 건강에 꼭 필요한 이슈들을 속속들이 알아보는 시간,
메디인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수인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나요?
유수인 기자 / 최근 봇물 터지듯이 학교폭력과 아동학대에 관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말 정인이 사건으로 알려진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을 비롯해 최근 가수 진달래,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 등 유명인들과 관련된 학교폭력 미투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성장기에 겪는 폭력 경험은 정서적인 부분은 물론 뇌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성인이 된 후에도 대인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거나 피해자에게 평생에 걸친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만큼 성장기에 일어나는 폭력과 관련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오늘 이와 관련된 이슈와 대응방안 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어떠한 이유로도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정당화 할 수는 없겠죠.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폭력을 당했던 피해자들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당시의 아픈 기억이 떠올라 고통스럽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아동학대, 이로 인해 불거지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유수인 기자와 함께 짚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먼저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관련 실태를 알아보죠
연이어서 학투, 일명 학교폭력 미투가 터져나오고 있죠?
유수인 기자 / 네. 체육계와 연예계를 중심으로 ‘학폭 미투’가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흥국생명 배구선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가해 주장 글이 올라왔고요, 두 선수가 자필 사과문을 내고 무기한 출전 정지와 국가대표 선발 대상 제외 등의 징계가 이어졌지만 분노한 여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들을 영구제명 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글도 올라온 상태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쌍둥이 배구선수의 학폭 미투를 시작으로 스포츠계와 연예계 전체로 이런 학교폭력과 관련한 미투가 확산 되는 분위기죠?
유수인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학폭 미투는 남자배구 송명근·심경섭·박상하 선수 등에 이어 프로야구계로 확산됐고, 연예인들에 대한 학폭 의혹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배우 김동희·박혜수, 세븐틴 민규 등의 학폭 미투가 불거졌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학폭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진위 공방까지 벌어지는 모양새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제 팬들도 스타 선수나 인기 연예인이라고 해서 학교폭력을 지나간 과거로 눈감아주지 않죠. 그만큼 학교 폭력의 피해에 대한 공감이 크고, 학교 폭력 가해자를 용서할 수 없다는 국민의 감정이 증폭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처럼 폭력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엄격해졌지만 학교폭력은 실질적으로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최근 학교폭력 실태에 대해 조사된 내용이 있나요?
유수인 기자 / 교육부가 2019년 8월 발표한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국의 학생 410만 명 중 372만 명(90.7%)이 조사에 참여했는데 이중 약 6만 명(1.6%)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2월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출범하고 초·중·고 학생 선수 인권상황 전수 특별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학생 선수 5만7557명 중 14.7%인 8440명이 신체적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피해자의 79.6%는 신고조차 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결과를 감안하면 실제 피해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학폭미투가 잇따라 폭로되면서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폐해가 재조명되고 있는건데요, 많은 피해자들은 이런 학교폭력으로 인해 평생에 걸친 트라우마가 남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피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유수인 기자 / 다수 논문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은 우울과 불안, 예민함 등의 피해를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장기간 피해를 본 학생들은 자아 존중감이 낮아지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피해 경험은 타인에 대한 경계나 신뢰 결핍으로 이어져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또 피해자들은 타인에게 거부당하는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부민감성’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이들이 겪은 트라우마와 상처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았던 거군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폭로는 성인이 되어서까지 남는 트라우마 때문”이라면서 “피해자들은 과거에 겪은 억울함과 상처 등을 지금이라도 치유하고 사과받고 싶어 폭로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지난 한해는 코로나 19 사태로 등교일 수가 줄어든 만큼
학교폭력 역시 감소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유수인 기자 / 지난 1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코로나19 사태로 등교일 수가 줄어든 만큼 학교폭력은 1.6%에서 0.9%로 0.7%p 감소했다고 합니다. 반면 ‘사이버폭력’ 비중은 2018년 8.7%, 2019년 8.9%, 2020년 12.3%로 매년 증가했습니다. 이른바 비대면 폭력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셈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 확산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교폭력은 ‘사각지대’로 더 많이 숨어들어 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최근 학교폭력은 기존 신체 폭력보다 사이버폭력·언어폭력 등 관계에
기반하는 ‘관계 폭력’이 많아지고 있는 거네요?
유수인 기자 /네. 교육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학교폭력 양상이 기존과 다른 유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입니다. 물리적 가해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 보급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확산 등으로 사이버폭력과 언어폭력 비중이 늘고 폭력 피해장소 역시 ‘학교 밖’ 비중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현장인 학교에는 이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사실상 전무한 게 현실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보니 공교육이 학교폭력을 포착하고 예방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지요?
유수인 기자 / 학교폭력은 점차 교묘해지는데 오프라인에 익숙한 교사들이 사이버상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조사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게 대다수 교사들의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교육기관들 역시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이버 학교폭력으로 접수된 사건 중 유튜브 등 외국 사이트에서 벌어진 경우 가해 댓글이나 게시물을 지워버리면 수사기관에서도 조사하기 어려워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괴롭힘 경험은 피해자들의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유수인 기자 / 전국 중학생 37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09년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괴롭힘과 차별 경험이 많을수록 ‘죽음’을 생각하는 확률도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연구 대상 중학생 중 자살생각 여부에 응답한 학생들은 총 3750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27.6%에 해당하는 1034명이 지난 1년 동안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사이버괴롭힘 피해와 차별 경험이 각각 1점씩 증가하면 자살생각의 승산은 57.7%, 163.8%씩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자살은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원인 1위이기도 한데요, 정신적으로 예민한 시기이니 만큼 사이버 괴롭힘에 대한 대책과 예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유수인 기자 / 청소년기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는데, 다른 발달단계에 비해 우울이나 불안, 자살과 같은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정아 경일대학교 교수는 “청소년 사이에서 온라인의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사이버 괴롭힘에 대한 개입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방금 짚어보았던 사이버 괴롭힘 뿐 아니라, 물리적인 학교폭력, 아동학대 등 성장기에 겪는 여러 폭력 경험은 피해자의 영혼을 황폐화시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피해자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폭력을 당했던 경험이 정신적인 질환으로도 발현될 수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건가요?
유수인 기자 / 고민수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성장기에 겪는 학대나 폭력 경험은 정서적인 부분은 물론 뇌 발달에도 영향을 준다”며 “또 친밀하고 중요한 관계에서 폭력이 지속되면 어디든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서 만성적인 트라우마가 생기게 된다. 그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조금 다른 ‘복합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CPTSD)’가 평생에 거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복합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외상후 스트레스와는 어떻게 다른 질환인가요?
유수인 기자 / 복합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CPTSD)는 아직 학계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은 진단명은 아니지만, 최근 트라우마 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용되고 있는 개념인데요. 반복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여러 가지 복잡한 심리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증후군을 말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 복합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최근 이슈가 되었던 여러 사건들과 같은 경험을 가진 이들이라면 공통적으로 겪는 증후군이라는거죠?
유수인 기자 / 네. 복합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대개는 어린 시절부터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학대를 경험한 희생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학대'는 어린아이가 부모 혹은 낯선 사람들로부터 정신적·신체적·언어적 학대를 당하는 것, 성폭력을 당하는 것 등을 전부 포함합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학대는 어린아이의 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이는 성장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증상들을 보이게 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그러한 증상들이 아주 견고해져 마치 인격적 특성처럼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들은 대부분 트라우마로 인해 생겨난 것들이지만 막상 당사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언제부터 생겼고, 왜 생겨났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복합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게 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복합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으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유사한 증상으로 수치심, 영구적인 손상, 위협감, 사회적 고립감, 절망, 적대감, 성격의 다양성 등의 증상이 있고요. 정서적 조절장애, 부정적인 자아개념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타인과의 관계 기능장애 등 대인관계에 문제를 가져와 결국에서는 지속적인 성격의 변화로 전환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고민수 교수는 ‘복합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CPTSD)’를 앓게 될 경우 “정서나 인지조절이 어려워지고 더 나아가서는 자기 자신이나 타인, 삶, 가치관 등 모든 부분에 있어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대인관계 유지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되고 성인이 돼서도 그런 현상이 지속돼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우울, 불안, 사회 부적응 등을 호소하는 성인 환자들을 보면, 과거 자신에게 의미가 있었던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트라우마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그만큼 성장기의 경험이나 기억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런 복합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유수인 기자 /고민수 교수는 “모든 사람에게는 트라우마를 회복하는 능력이 있다. 사건 이후 한 달까지 계속적으로 재경험하고 불안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정상적인 회복과정이나, 한 달 이상 진행되면 질환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고통 받았던 기억이 불씨처럼 남아 있다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갑자기 발생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는데요. 고 교수는 “어릴 때 학대나 학교 폭력 경험이 있었지만 성인이 된 현재 잘 회복해서 지내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는 것 같으면 한번쯤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물론 애초에 가정이든 학교든 아이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만약 폭력이 발생한 뒤에 그 사실을 알게 됐다면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유수인 기자 / 고 교수는 “피해자가 겪은 일들에 대해 그냥 있을 수 있는 일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그 이후로 확실하게 안전이 보장될 것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며 “아이는 성인처럼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갑자기 짜증을 부린다거나, 일탈 행동을 한다거나,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면 정서장애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번엔 폭력과 관련된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살펴볼게요. 아동.청소년기에 겪었던 폭력의 경험과 성인기에 겪는 폭력의 경험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먼저 폭력을 당했던 경험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 결과에 대해 알려주세요.
유수인 기자 / 지난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전국의 미성년 자녀를 둔 4,008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부정적 생애경험에 대한 회고적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영유아, 아동, 청소년, 성인 및 노인기 등 전 생애주기에 걸친 학대와 폭력경험의 상호관계성을 분석했는데요, 연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8.9%가 부정적 아동기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전혀 없었던 비율은 21.1%였습니다. 남성의 80.9%가 어렸을 때 부정적 경험을 했다고 답해 여성(77.1%)보다 그 비율이 3.8%p 높았고, 0점부터 점수를 매겼을 때 7점 이상 높은 부정적 경험이 있는 비율도 남성이 11.0%로 여성(5.3%)의 2배 수준이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성인기에 겪게 되는 폭력은 주로 어떤 게 있었나요?
유수인 기자 / 성인기에는 군대폭력 경험이 두드러졌습니다. 응답자의 65.3%가 군대폭력 피해자였으며 48.4%는 가해자였습니다. 직장폭력 피해를 겪은 사람은 25.7%였는데 이는 가해(13.1%) 경험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치였습니다. 데이트폭력은 5.6%가 피해를 경험했고 5.1%는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피해율은 여성에서, 가해율은 남성에서 높았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동기에 경험을 겪었던 이들이 성인기에도 폭력을 중복해서 경험한 경우가 많았나요?
유수인 기자 / 네. 아동기 부정적 경험이 있으면서 성인기에도 폭력을 겪은 응답자는 전체의 41.6%를 차지했습니다. 과거 피해를 경험하지 않은 비율은 18.8%에 그쳤습니다. 정리해보면 성인 10명 중 8명은 아동기 한 번이라도 폭력이나 학대 등 부정적인 경험을 한 가운데 절반가량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폭력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부정적 아동기 생애경험은 직장폭력, 군대폭력 및 데이트폭력 등 과거 성인기 폭력경험과도 연관성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런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은 성장 후 가족에 대한 학대나 폭력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요? 일명 폭력의 대물림이라고 하죠?
유수인 기자 / 네. 현재 가정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2153명 중 52.8%는 아동기와 성인기 모두 피해를 경험했으며 36.7%는 아동기에 부정적 생애경험을 갖고 있었습니다. 과거 생애과정을 통틀어 피해경험이 없는데도 가정폭력을 휘두른 경우는 9.1%에 불과했고요. 또 아동기 부정적 경험 점수가 0점인 경우 자녀학대 가해 경험이 16.2%로 확인됐지만 7점 이상인 경우 67.1%로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배우자 폭력, 노부모 학대의 경우에도 아동기 부정적 경험 점수가 0점 일 때 배우자 폭력 가해가 4.6%으로 나타났지만 7점 이상인 경우에는 61.2%로 1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동기 학대경험은 과거 성인기 폭력경험과 맞물려 있으며 이는 다시 현재 가정폭력 가해경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학대 및 폭력이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과 결과는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이런 연구결과들을 쭉 들어보니 어린 시절의 폭력 경험을 예방하는 노력이 왜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지적을 하고 있나요?
유수인 기자 / 전문가들은 학대와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한 정부 개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유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보건복지 ISSUE &FOCUS 제397호 ‘학대·폭력 문제에 대응하는 보호서비스 현황과 과제’를 통해 “학대와 폭력은 물리적 힘이나 위계, 의존, 취약성 등의 불균등한 권력 관계에서 기인하고, 약자 집단이나 개인에 대한 학대·폭력의 경우 피해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이를 야기하는 불균등한 구조에 개입해 피해자를 학대·폭력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고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통해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학대·폭력에 대한 사법적 정의와 함께 피해자 회복을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며 “학대나 폭력이 초래하는 신체적, 정신적 손상과 장기적 피해를 고려할 때 가해자 처벌 등의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과 동시에 피해자의 치료와 회복을 위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학대·폭력은 전이되고 순환·반복되는 특징을 가지기 때문에 피해자의 치료와 회복을 위한 적극적 개입이 요구된다”고 부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과거의 피해자가 새로운 가해자가 돼 학대 등 부정적 경험이 대물림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요, 아동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혼전교육과 산전교육, 부모교육 등도 늘릴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근본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메디인 마칩니다. 유수인 기자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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