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한국 최초의 정유회사로 시작해 60년간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탄소' 중심의 사업을 '그린' 중심의 사업으로의 체질 변화를 선언했다. '탄소에서 그린으로(Carbon to Green)' 아젠다로 SK이노베이션은 '그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와 자산구조, 아이덴티티의 전면적이고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경영전략을 내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스토리 데이'를 열고 창립 60주년을 한해 앞두고 탄소가 아닌 그린 중심의 사업으로 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준 사장과 김종훈 이사회 의장 등 경영진과 국내외 시장 관계자 등 2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행사의 핵심은 '탄소에서 그린으로(Carbon to Green)'였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 온실가스 배출 '제로'인 제로넷 조기달성 등 3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김준 사장은 "포트폴리오 중심을 카본에서 그린으로 확실히 옮기겠다. 그 중심은 배터리다. 카본 역시 그린비지니스로 바꿔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5년간 그린 사업 중심으로 총 3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지난 5년간 투자 규모의 2배 달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그린 자산의 비중은 2016년 6%, 2020년 30%, 2025년 70%까지 확대할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전망했다.
김준 사장은 "(카본에서 그린으로) 이렇게 포트폴리오와 자산구조가 바뀌면 SK이노베이션의 정체성도 그린에너지와 소재 회사로 바뀔 것"이라며 "이제는 시장에서도 SK이노베이션을 새 시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도 대폭 늘릴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지동섭 SK 배터리 사업 대표는 "현재 40기가와트시(GWh) 수준에서 오는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에빗다(EBITDA, 상각전영업이익)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조5000억원까지 각각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사업 자회사 상장 성공을 계기로 현재 14억㎡인 LiBS 생산 규모를 '2023년 21억㎡'로 늘릴 계획이다. 이후 전기차 산업의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2025년에는 현재 3배인 40억㎡로 확대해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준 사장은 "2021년 기준 3000억원 수준인 분리막 사업의 EBITDA를 '2025년 1조4000억원까지 키워 이 사업에서만 '조원 단위 EBITDA' 시대를 만들어 그린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육성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에서 배터리를 캔다'는 목표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진행 중이다.
그간 축적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화 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특허 54건을 출원해 놓은 상태다. 회사 측은 이를 사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오는 2024년에는 국내외에서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이 사업에서만 약 3000억원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김준 사장은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의 완성도 전략으로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유전'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이른바, 리사이클(Recycle)기반 화학 사업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플라스틱은 유리, 강철 등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는 친환경적이지만, 리사이클 비율이 낮은 것이 문제"라며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기업으로서 플라스틱 이슈를 위기가 아닌 성장 기회로 삼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 그린 사업으로만 EBITDA 기준 6000억원 이상을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나, 전체 1조1000억원 중 절반을 넘겨 기존 사업을 앞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설명회에서 온실가스 '넷 제로(Net Zero)'를 50년 이전에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넷 제로(Net Zero) 로드맵은 세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된 탈 탄소 전략이다.
먼저 아시아 기업 최초로 스코프(Scope) 1,2,3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감축 목표의 구체적 제시, 둘째 파리기후협약의 1.5도 온도상승 시나리오보다 빠르게 감축해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적으로 2050년 이전에 Net Zero를 달성, 특히 Battery, LiBS 사업의 경우 2035년 조기 달성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단순한 석유화학사업의 매각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를 통한 Net Zero 달성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및 탄소 포집 등 감축 기술 개발을 강력히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김종훈 이사회 의장은 "Net Zero 추진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회사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CEO의 평가 및 보상과 직접 연계하기로 했으며, 이는 SK이노베이션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Governance) 개선안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핵심은 이사회의 촤고경영자(CEO) 평가·보상·승계 등에 대한 의사결정권 보유, 이사회 모든 안건에 대한 ESG 리스크 사전 검토 의무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 사업 리스크의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Governance) 개선안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핵심은 이사회의 CEO 평가·보상·승계 등에 대한 의사결정권 보유, 이사회 모든 안건에 대한 ESG 리스크 사전 검토 의무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 사업 리스크의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등이다.
김준 사장은 "2017년부터 시작한 딥 체인지와 혁신을 이제는 완성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시점인 만큼, ESG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할 것"이라며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2025년까지 지난 5년간 투자의 2배가 넘는 총 30조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고 그 결과로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