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상의 회장 취임 100일의 기록···"사회적가치·소통·ESG"

최태원 상의 회장 취임 100일의 기록···"사회적가치·소통·ESG"

'정부-경제계' 협업·소통 및 정부정책 파트너로 역할론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규제 법 제정 '해법' 도출 주목

기사승인 2021-07-06 04:00:05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코로나로 단기적 충격과 구조적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올바른 경제 정책수립과 기업의 경영애로 해소에 기여해야 하는 경제단체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것입니다. (중략)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의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3월 24일 제24대 대한상공회의소(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최태원 회장의 100일간 기록은 그가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 의제 해결을 위한 행보로 채워져 있다. 전임 박용만 회장이 정부와 기업 간의 가교역할에 힘을 쏟았다면, 최 회장은 정부를 파트너로서 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방향타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상의 회장 취임 후 최 회장은 기업 경영을 옥죄는 '기업 규제 개선' 과제를 해결하는데 우선순위를 뒀다. 청와대, 정부·여당 및 야당 지도부를 만나 정부와 경제계 협업과 소통을 강조했다. 

앞서 전임 박용만 회장은 상의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당의 규제혁신추진단을 만난 자리에서 "7년 넘도록 큰 틀의 법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했지만 여야가 국회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고 한 바 있다. 

최 회장도 국내 기업이 규제 족쇄에 얽매여 경영활동에 차질을 빚게 해선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로 볼 수 있다. 그는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법과 규제로 겪는 불편함이 얼마인지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코로나 위기 등을 고려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 규제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2019년 SK그룹 신년사에서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핵심성과지표 중 사회적 가치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그간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로 가르쳐 왔던 '경영의 기본 논리'를 깨는 파격적인 '경영'으로 재계는 받아들였다. 올해 경영계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도 최 회장의 경영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 회장은 상의 회장 취임을 앞두고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기업 문화팀을 ESG 경영팀으로 명칭을 바꾸고 조직을 강화했다. 재계는 최 회장이 그룹에서 강조해 온 ESG 경영을 재계 전반에 확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했다. 상의는 지난 4월부터 산업부와 국내 법무법인 등과 함께 ESG 포럼을 진행 중이다. 최근까지 총 3차례의 포럼을 진행했다. 

지난 5월 27일 열린 P4G 서울 정상화의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최 회장은 "기업이 엄중한 소명의식을 갖고 환경문제 해결에 행동해야 한다. 이것이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존재감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한미정상회담에 상의 회장 자격으로 미국을 찾은 최 회장은 약 1주일간 현지 정·재계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며 한미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양국의 경제 우호 관계를 돈독히 했다.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한미 산업부 장관과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반도체와 바이오, 배터리 등 바이든 정부가 밀어붙이는 산업에 투자 확대를 밝히면서 정부의 세일즈 외교에 힘을 보탰다. 

취임 직후 100일 동안 쉼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며 정부와 경영계의 소통과 대외적 한국 경제 위상을 높이는 등 성과를 낸 최 회장이지만, 그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하다. 당장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 제정에 따른 중소기업 및 영세기업의 부담, 공정거래법 개정과 노사관계법 등 경제민주화법을 놓고 경영계와 정부가 날 선 대립을 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이 어떤 솔로몬의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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