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부회장은 당시 고객, 연구개발, 사업운영 효율성 제고 등을 경영중심에 놓았다면 이번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기반한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확대, 인수합병(M&A) 및 조인트벤처(JV) 설립, 전략적 투자 등을 적극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전지소재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최대 종합전지 회사로 우뚝선다는 구상이다.
신 부회장은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친환경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사업, 전지 소재 중심 전기 운송수단(e-mobility), 글로벌 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 분야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은 매출과 영업이익에 '지속가능성'이 전제돼야 하며 이는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략, 투자 등에 반영돼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ESG 기반으로 혁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신 부회장은 총 10조 투자 계획 중 60%인 6조원을 전지 소재 부문에 투자할 방침이다. 이에 제품 포트폴리오를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탄소나노튜브(CNT) 등까지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양극재 사업을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을 올해 12월 착공할 계획이다. 구미공장이 착공 완료되면 양극재 생산능력은 지난해 4만톤에서 오는 2026년 26만톤으로 7배 늘 것으로 LG화학은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LG화학은 양극재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JV 체결을 준비 중이다. 또한 광산, 제·정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협력을 추진해 메탈 소싱 경쟁력도 강화해 간다는 방침이다.
분리막 사업과 관련해서는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M&A나 JV 등을 검토 중이고 글로벌 생산 거점도 구축할 예정이다.
전지 소재 시장에서 성능 향상 및 원가 절감을 위한 소재 혁신 필요성에 따라 양극재,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등 제품에는 선제적으로 R&D 자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전기차용 양극재 수요가 늘어 올해 양극재 사업의 매출은 작년 대비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글로벌 고객 대상 공급력을 높이기 위해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 현지화 전략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신 부회장은 CNT 생산 규모도 2021년 1700톤에서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 도전재 시장 공략을 위해 1200만톤 규모의 CNT 2공장을 증설 완료했고 연내 3공장도 착공을 준비 중이다.
신 부회장은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사업 등 친환경 소재 중심 사업에는 2025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사업본부의 미래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분해성 고분자 PBAT 생산설비를 올해 착공하고 국내외 원료업체와 JV를 통해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또 폐플라스틱의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생명과학 본부에는 오는 2030년까지 혁신 신약 2개 이상을 개발하고 미국·유럽에 진출하기 위해 1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를 위해 신약 산업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M&A나 JV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검토 중이고, 미국 현지에 연구법인을 설립하고 임상·허가 전문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현재 앞선 단계의 신약 과제는 통풍치료제다. 미국 임상 2상의 결과 유효성 및 안정성 측면에서 기존 치료제들과 차별화한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며 "신약을 지속해서 출시할 수 있는 안정적인 파이프라인 기반을 갖춰서 자체 개발과 동시에 전방위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