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국내 상장기업의 여성대표성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임원 100명 중 여성 임원은 5명에 그쳤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5일 이런 내용의 2021년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246개의 전체 임원 3만2005명 중 여성은 1668명으로 전체의 5.2%로 나타났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이날 오전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이코노미스트의 유리천장 지수 내 여성 임원 비율의 OECD 평균이 25.6%임을 고려할 때 아직도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기업들의 여성 차별 정도를 지표로 만든 유리천장지수를 인용해 OECD 회원국 기업의 평균 여성 이사회 임원 비율이 25.6%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상장법인 2246개 중 여성 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815개(36.3%)로 집계됐다. 나머지 1431개(63.7%)는 여성 임원이 없다. 임원 형태별로 전체 등기임원 1만3368명 중 여성은 4.8%(648명), 미등기임원 1만8637명 중 여성은 5.5%(1020명)로 조사됐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152개 중 여성 등기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한 기업은 55.9%(85개)로 집계됐다. 이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난해(30.6%)보다 25.3%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 이사회의 이사(의결권이 있는 등기임원) 전원을 특정 성이 독차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특정 성이라고 규정하지만, 이사회 구성이 남성에 치우친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개정법에는 여성 등기임원 고용을 장려하는 취지가 담겨 있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중 등기와 미등기를 포함해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고용한 기업은 77.6%(118개)로 지난해보다 10.9%포인트 상승했다.
남성 근로자보다 여성 근로자가 임원이 될 확률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상장법인에 소속된 여성 근로자는 40만6631명, 여성 임원은 1668명으로 여성 근로자 244명당 여성 임원 1명이 있는 셈이다. 반면 상장법인 전체 남성 근로자는 118만1047명, 남성 임원은 3만337명으로 집계됐다. 남성 근로자 39명당 남성 임원 1명이 고용돼 있다.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로 비교하면 남성 임원은 2.57%, 여성 임원은 0.41%로 남성이 여성의 6.3배에 달했다.
한편, 여성 근로자 비중은 교육 서비스업(64.4%)이 가장 높았다. 이어 도·소매업(52.5%), 사업시설 관리나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50.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 비율은 교육서비스업이 15.3%로 가장 높았고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8.5%), 정보통신업(7.5%), 도·소매업(7.0%)이 뒤를 이었다.
김 차관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을 고려할 때 민간부문에서 여성의 의사결정 직위로의 진출은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면서 “우리 기업들도 성별 다양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개선과 다양한 인식전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내 의사결정 직위의 성별 다양성 제고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을 통해 기업의 중요가치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기업 구성원의 인식 전환과 함께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