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망 이후 조문 문제를 두고 여론이 싸늘한 상황. 여야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사망한 전두환의 빈소를 찾지 않겠다 선언하고 있다. 이가운데 정계 안팎에서 조문 이유를 밝힌 인사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조문하는 이들은 대체로 공과를 뒤로하고 명복을 비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24일 전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조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하셨던 분이고 (제가) 공직에 있으면서 직간접적으로 뵌 일이 자주 있다”며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은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인간 모두 명암이 있고, 전 전 대통령도 명암이 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 외에도 정치권에서는 야당 중심으로 방문이 이어졌다. 이날 현역의원 중에서는 국민의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조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씨의 조문 문제를 두고 ‘인간의 도리’를 따랐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전씨의 빈소를 찾아 “다 떠나서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는 인간적 차원에서 조문을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력 찬탈과 인권 탄압, 5·18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조문에 대해서는 각자 의견이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특임 장관 시절에 (전씨를) 여러 번 찾아뵀다. 돌아가셨으니 평가는 역사가 할 일이고, 명복을 빌러 왔다”고 말했다.
또 조문을 한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강조했다. 이 상임고문은 “나는 전두환 정권 때 두 번이나 감옥에 갔던 사람이다. 전 전 대통령이 생전에 한 일은 심판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으니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문하는 건 마땅한 예의”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진태 전 자유한국당(전 국민의힘)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 빈소를 찾았다.
장례기간 초반 전씨와 생전 인연이 있던 이들과 5공 인사들이 빈소를 찾는 가운데, 청와대와 대선주자들은 모두 조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전씨에게 조화·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조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도 조문을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조문을 가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번복했다. 주위의 만류로 나서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조문을 하지 않았다.
한편, 전씨는 오전 8시45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전씨의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상주는 부인 이순자씨와 장남 재국씨, 차남 재용씨, 삼남 재만씨, 딸 효선씨 등이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이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