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주, 노상우, 유수인 기자는 건강온(ON) 밴드를 착용하고 지난달부터 약 1개월 동안 건강관리 계획을 실천했다. 한달 전 세웠던 목표의 성취도를 점검한 결과, 완벽한 실패자와 일부 성공자가 갈렸다.
24일까지 기자들이 모은 포인트는 한 기자 7270점, 노 기자 1만420점, 유 기자 1만5070점이다. 지난달 기자들은 체험을 시작하면서 향후 1개월 간 적립한 포인트를 비교, 3위는 1위에게 ‘당직 교체 자유이용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꼴찌 한 기자는 오는 2022년 한해 동안 일등 유 기자의 당직근무 일정 조정 요청을 조건 없이 모두 들어줄 예정이다.
건강온 밴드가 계획 이행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총평은 ‘잘 모르겠다’. 자신의 활동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유익했지만, 걸음수 기록 외에 다른 서비스의 활용도가 떨어져 아쉬웠다.
딱 하나 약속했는데, 딱 하나 못 지켰습니다
한 기자의 건강관리 목표는 △매일 1만보 걷기 1개였다.
“못 했어요. 목표를 딱 한개 세웠는데, 그것조차 실패해서 부끄럽네요. 말은 쉬웠지만, 실천은 어려웠습니다.”
한 기자는 계절을 탓했다.
“출퇴근길에 움직이는 것만으로 1만보를 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항상 7000~8000보에 그쳤어요. 집 주변을 더 산책하면 충분히 1만보를 채울 수 있었겠지만 저는 추위를 많이 타요. 요새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운동이나 산책은 커녕 매일 집에 뛰어들어가기 바빴습니다. 게다가 해가 부쩍 짧아지기도 했어요. 퇴근을 하면 어두운 시간이기 때문에 집 주변을 걷기가 무서웠어요. 공원이나 골목을 걸어다니다 오싹한 느낌이 들면 집으로 들어가버렸죠.
운동에 적합한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도 장애물이 됐다.
“집에서 ‘홈트’를 하면서 움직이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살고있는 원룸이 작아서 그런지 움직여도 걸음수가 올라가지 않았어요. 홈트레이닝 영상을 보고 따라해봤는데, 집이 좁아서 계속 벽에 팔다리가 부딪혔습니다. 영상을 제대로 따라할 수 없으니까, 대충 흉내만 내다가 결국 하지 않게 됐어요. 밖은 춥고, 집은 좁고, 운동을 할 환경이 마땅치 않으니 의지가 쉽게 꺾였습니다. PC방이나 코인노래방처럼, 누구든 아무때나 일회성으로 1~2시간만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체육시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강온 밴드가 한 기자의 목표 실천을 도왔지만, 활용도는 낮았다.
“걸음수와 음식의 열량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루에 얼마나 움직이고, 몇 칼로리를 섭취하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권장 운동량·식사량과 실제 나의 생활습관을 비교할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기능은 활용하지 않았어요. 매일 애플리케이션을 켜서 출석체크를 하고, 건강온 밴드에 집계된 정보를 동기화하는 과정도 귀찮게 느껴졌어요. 끼니마다 식사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갈수록 깜빡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집돌이’ 전적을 버리기가 어려웠습니다
노 기자의 목표는 △매일 1만보, 하루 쉬면 다음날 2만보 걷기 △주 1회 음주 △체중 10% 감량 등이었다.
“1만보 걷기, 실패하면 다음날 2만보 걷기 목표는 지키지 못했습니다. 2만보를 걸으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하지만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5일은 1만보를 걸었습니다. 주 1회 음주 목표는 성공했어요. 아예 술을 마시지 않은 주도 있었죠. 체중 10% 감량은 8개월 장기 목표이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입니다.”
방역 모범시민 생활이 자연스럽게 술과 거리두기로 이어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니까 겁이 났어요. 백신 접종을 완료했어도 감염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습니다. 그래서 저녁 약속은 대부분 취소하거나 미뤘고, 술과 멀어지게 됐습니다. 일주일동안 술을 한번도 마시지 않은 주도 있었어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이후 저녁 약속이 다시 많아지더라도, 지금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다만, 외부 일정이 줄어든 만큼 운동량을 늘리도 어려웠다.
“평일에는 출근길과 퇴근길에 5000~6000보가 채워지다보니, 퇴근 후 조금만 더 산책을 하면 하루 1만보를 쉽게 채울 수 있어요. 그런데 주말에 아무런 약속이 없을 때는 1만보를 채우기 정말 어렵고, 의지조차 생기지 않더라고요. 주말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는 ‘집돌이’로 생활하다보니, 당초 계획했던 목표를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기분에 따라 걷고 싶지 않은 날도 있었고, 날씨의 영향도 있었다는 변명도 덧붙이고 싶습니다.”
노 기자는 건강온 앱에서 보다 구체적인 통계를 볼 수 있다면, 생활습관 교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건강온 밴드를 착용하는 동안, 내가 얼마나 운동을 하지 않았는지 걸음수나 소비 열량 등으로 수치화해 확인할 수 있었어요. 운동을 하려는 의욕도 생겼습니다. 건강온 애플리케이션에서 모든 이용자들의 걸음수를 순위화해서 보여주니까, 내 활동량이 어느 수준인지 판단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체격이 유사한 이용자들이나, 비슷한 연령대의 이용자들끼리 비교한 순위도 확인할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절반은 성공했어요. 상담은 언제 되나요?
유수인 기자의 목표는 △매일 일찍 기상해 실내 운동·1만보 걷기 △스트레스성 폭식·폭음 습관 교정 △체중 1~2kg 감량 등이었다.
“절반은 성공, 절반은 실패했어요. 매일은 아니었지만, 주 3~4회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했습니다. 매일 1만보를 걷지는 못했지만, 주 7만보를 채우는 방법으로 대체했어요. 폭식·폭음은 하지 않았지만, 술을 조금씩 자주 마셨습니다. 체중은 1.5kg 줄었는데 계속해서 증감이 반복되고 있어요”
연말 술자리가 유 기자의 발목을 붙잡았다.
“건강관리 목표 실천을 시작한 시기에 하필이면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어요. 연말이라서 저녁식사 약속이 많이 잡혔습니다. 술을 마실 기회가 많다보니, 약속이 없는 날에도 습관적으로 혼술(혼자 음주)과 홈술(집에서 음주)을 즐기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전보다 음주량을 줄였고, 섭취하는 음식의 열량도 낮게 조절했습니다.”
무엇보다 호르몬이 강력한 방해꾼이었다.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체질인데, 월경 전후로 피로도가 급상승해요. 그러면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식습관이나 운동량을 목표에 맞게 조절하기 어려워집니다. 한번 깨진 리듬을 다시 정상적으로 다잡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완벽하게 목표를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려고 퇴근 후 집에 바로 가지 않고 동네를 걸어다녔습니다.”
건강온 밴드가 의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건강온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제한적이라 아쉬웠다.
“건강온 밴드에 걸음수가 계속 보이니까, 어떻게든 매일 최소 7000보는 걸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어요. 7000보를 못 채운 날에는 늦은 밤이라도 집 밖으로 나가서 걷고 왔어요. 특별한 일정 없는 주말에도 집에만 있지 않고, 집 앞 공원이나 동산을 산책하면서 주 7만보를 채웠습니다. 하지만, 건강온 앱이 식단을 관리하거나 스트레스를 경감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아쉬워요. 특히 식단 관리는 유용한 무료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서 굳이 건강온을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건강온에서 헬스케어매니저의 건강 상담이나 질의응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직 서비스가 개설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한성주·노상우·유수인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