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2021시즌 롯데는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4년 째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가을야구 진출은 실패했지만 래리 서튼 감독 부임 후 5할 승률(53승 8무 53패)을 찍으면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팬들의 실망은 더욱 깊어졌다.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바이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팀의 핵심 선수인 이대호가 올해 초 롯데와 2년 계약을 맺으면서 2022년 겨울을 은퇴시기로 못 박았다. 이로 인해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에 대권에 도전하는 그림이 펼쳐졌다.
하지만 롯데의 스토브리그 행보는 기대감이 피어나던 팀 분위기를 정반대로 바꿔놓고 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손아섭이 FA(자유계약) 선수로 지역 라이벌 구단인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다른 팀도 아니고 지역 라이벌 NC로 이적했다는 점은 롯데 팬들 입장에서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부산에서만 뛰어온 부산 토박이 선수였다.
손아섭은 올 시즌 장타력이 떨어지고, 수비력도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공격력은 리그 상위권인 선수다. 하지만 롯데는 손아섭의 마음을 끄는 데 실패했고, 그는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26억 원, 연봉 30억 원, 인센티브 8억 원, 총액 64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에 남아있는 집토끼는 유틸리티 자원 정훈이다. 정훈은 올 시즌 타율 0.292 14홈런 79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올렸다. 지난 시즌부터 1루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언제든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정훈은 연봉 1억원으로 FA C등급으로 분류돼 영입시 보상 선수를 주지 않아도 되는 점도 타 구단의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정훈도 현재 복수의 팀과 협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훈마저 떠난다면 롯데의 이번 스토브리그는 사실상 끝이나 다름없다. 뒤늦게 FA 시장에 참전하기도 어렵다. 이미 FA 대어들은 새로운 팀을 찾았다.
KBO리그 인기 구단인 ‘엘·롯·기(LG·롯데·KIA)’ 중 유일하게 스토브리그서 소극적인 구단이라 더욱 대조된다. KIA 타이거즈는 나성범과 양현종을, LG 트윈스는 박해민과 김현수를 품으면서 차기 시즌 대권에 도전한다. 반면 롯데는 대권 도전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롯데는 결국 새로 합류하게 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지난 롯데는 2년 간 1선발 댄 스트레일리와 주전 유격수 딕슨 마차도와 작별했다. 이들을 대신해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 좌완 찰리 반스, 우완 글렌 스파크먼 등 2명의 투수와 계약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