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이달 내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미크론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른 만큼 방역 체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1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오미크론 대응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완연히 다르다. 기존 바이러스와 달리 폐렴을 잘 일으키지 않지만, 확산속도는 너무 빨라 기존 방역과 의료대응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며 “방역 목표를 전파방지가 아니라 피해 최소화, 사회기능 유지에 둬야 한다. 엄격한 K-방역을 유연하게 전환하고, 코로나 환자의 1차 진료는 동네 의원이 맡아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전략으로는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오미크론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자 족보상 멀리 떨어져 있다.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를 침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부터 차이가 있고, 침입 방식도 융합이 아닌 섭취 방식으로 보다 쉽게 감염을 일으킨다. 다만, 동물실험에서 비교해본 결과 델타변이에 비해 폐렴은 약하게 발생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 위원장은 “남아공과 캐나다, 영국 등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훨씬 경증으로 나타난다. 입원 기간, 사망률, 중환자 악화비율 등에서 모두 오미크론이 낮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미크론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백신이나 항체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고 부연했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유행이 시작되면 환자 수는 2~3일에 두 배씩 증가하고 한 두달 후에는 상황이 종료할 것”이라며 “국내 오미크론 검출률도 가파르게 올랐다. 설 연휴 전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할 것이다. 우려가 현실화되면 우리가 준비한 병실, 의료인력, 물자로는 감당 못할지도 모른다. 위기 상황 속에 공동체 전체를 중심으로 치료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자원도 배분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시민과 의료인, 정부가 따를 견고한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매우 높은 수준의 방역을 유지한다. 코로나 진료는 방호복을 입고 환자 모두 음압병실에 입원시키고 있다”며 “2년이 지난 현재 바이러스의 전파방식을 알고 있고 백신과 치료제도 있는 만큼 과도한 대응이다. 오미크론이 유행하게 되면 비코로나 환자가 제대로 진료받지 못해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기존 의료시스템 안으로 들어가야 지속가능한 의료대응이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코로나 팬데믹을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잘 이해하고 있고 시민과 의료인이 유행에 대처할 경험을 축적하고 있고 백신도 충분하다. 이제는 수많은 사망자와 중환자가 발생하는 팬데믹 급성기를 끝낼 수 있다. 오미크론이 이번 팬데믹에서 넘어야 할 마지막 고비라고 예측한다. 이 고비를 넘는 데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오미크론 대유행의 고비를 넘기려면 방역기준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꾸고 코로나 진료도 기존 의료서비스 체계에 편입해야 한다. 이것이 일상회복의 길이고 비로소 코로나 팬데믹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오미크론의 경우 기본 접종만으로는 중화항체의 농도가 낮아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3차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맞을 경우 중화항체 농도가 다시 높아진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센터장은 지난해 12월4일부터 17일까지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한 환자 40명의 임상 경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3차 접종까지 하면 연령대와 관계없이 모두 중화항체가 100배 증가했다. 다만, 나이가 많은 고위험군 감염환자 수가 적어 오미크론이 중증 상태를 얼마나 만드는 지에 대한 연구는 더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