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입사 시기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해 12월 LIG넥스원에 입사했다. 나 부회장이 방진회에 취임한 시기는 이보다 빠른 2020년 2월이다. 방진회 부회장 인사권자는 국방부장관이다. 나 부회장은 또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위원이다. 방추위는 방위사업 추진을 위한 주요정책과 재원 운용 등을 심의·조정하는 기구다. 방위산업을 관장하는 핵심 인사인 셈이다.
다음은 자격이다. 법무실 입실 조건은 ‘변호사’ 자격증이다. 회사가 A씨를 가리켜 부르는 ‘국제변호사’는 엄밀히 따지면 ‘외국법자문사’로 우리가 아는 변호사가 아니다. 업무 자체가 다르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에서 ‘변호사’와 ‘외국법자문사’를 겸직할 수 없다. 외국법자문사로 활동하려면 국내 변호사 면허를 휴업상태로 바꿔놔야 한다.
A씨는 LIG에 입사하기 전 대우조선해양에서 실무를 쌓았다. 대우조선해양에 문의해보니 “흔한 이름이라 특정할 순 없지만, 퇴사자 중 변호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A씨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LIG는 극구 부인했다. ‘절차에 맞게 채용했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더군다나 회원사이자 ‘갑’인 LIG가 ‘을’인 방진회에 ‘청탁’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 쉽게 찾기 힘든 고학력 스펙 소유자인데다가 실무경험도 있었으므로 나무랄 데 없는 조건이었다고 회사는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상세 이력을 공개하진 않았다. LIG는 방진회를 상대로 146억원 규모의 보증금 청구 소송을 제기, 현재 재판 중에 있다.
방진회도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LIG넥스원이 최근 직원들을 많이 채용한 걸로 안다”며 “수출도 잘 되고 사업 확장도 잘됐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그 와중이 아닐까 싶다”고만 했다.
참외밭에서 갓 끈을 고쳐 매면 안 된다.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이번 인사도 개운하지 못하다. 이전에도 공군 예비역 장성이 이 회사에 무더기로 입사해 부정채용 의심을 샀기 때문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