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시아 ‘경제‧금융 제제’ 참여…‘러시아 심기 불편’

정부, 러시아 ‘경제‧금융 제제’ 참여…‘러시아 심기 불편’

전략물자 수출 차단과 SWIFT 재제 참여
안드레이 쿨릭 “러시아 경제제재 유감”
“남·북·러 3각 협력사업에 도움 안 돼”

기사승인 2022-02-28 19:40:42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 제재국가가 적힌 종이를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본격적으로 러시아 경제제재에 나선다. 이번 제재는 전략물자 수출 차단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배제를 골자로 한다. 러시아는 경제제재에 불편함을 표시하고 남북관계와 관련된 경고성 발언을 했다.

외교부는 28일 러시아 경제제재 내용을 결정한 후 미국 외교 채널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전략물자 수출은 수출통제 허가‧심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서 정한 전략물자 품목의 수출을 승인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략물자 수출 심사 제도를 운영한다.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 항목은 핵물질과 관련한 원자력공급국그룹과 재래식무기 관련 바세나르체제, 생화학 무기 관련 호주그룹, 미사일기술 관련 미사일기술통제체제 등이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수출통제 품목으로 정한 ‘비전략물자’인 반도체, 정보통신, 센서, 레이저, 해양, 항공우주 등 57개 품목에 대해서도 관계부처들과 검토 후 조속히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품목들은 미국이 역외통제(FDPR) 규정을 적용해 국내 기업들이 직접적 대상이 될 수 있다. FDPR이 적용될 경우 제3국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미국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미국 허가를 받아야 러시아로 수출할 수 있다.

추가로 정부는 금융제재인 SWIFT 배제에도 동참한다. 미국을 비롯한 제재 국가들은 러시아 은행을 SWIFT에서 배제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SWIFT는 금융거래를 위한 글로벌 전산망 시스템으로 전 세계 1만1000개의 은행을 연결해 국경 간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SWFIT에서 배제된 금융기관은 국제 결제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화에도 동참한다. 정부는 전략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한다. 유럽이 러시아 수입에 의존해온 액화천연가스(LNG) 수급난 방지를 위해 LNG 유럽 재판매 방안 등 방안에 대해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국제사회와 공조를 확대한다.

반면 러시아는 한국 정부가 대러제재에 동참하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28일 “우리의 깊은 유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30년 동안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는 긍정적으로 발전했는데 협력 수준이 올라가는 추세가 이제 방향을 바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국익을 고려하면 대러제재에 동참할 이유가 없다. 제재하도록 하는 유일한 요소가 있다면 대한민국이 지금 받는 강력한 외부 영향”이라며 한미관계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직접적으로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을 언급하면서 경고성 발언을 했다. 쿨릭 대사는 “러시아에 가해진 경제 제재는 이 프로젝트 추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프로젝트는 (북한) 핵 문제 해결,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와 안보, 번영 확립 등과 긴밀히 연결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면 한국이 정말 이 모든 것을 필요로 할까에 대해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쿨릭 대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확장과 우크라이나 영토의 군사적 개발 등을 ‘우크라이나 침공’의 원인으로 주장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 군사작전을 선언한 연설 내용에 나오는 내용이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